강남보다 뜨거운 용산…용산 ‘부동산특별시’로 뜬다

입력 2020-11-10 11:3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부 주도 ‘한국판 센트럴파크’ 용산공원 조성…공원 일대 본격 개발
캠프킴·정비창 부지 개발도 호재…“서울 개발의 중심” 투자자들 몰려
서울의 중심, 용산이 실수요자와 투자자를 매혹시키는 부동산시장의 핵심 세력으로 발돋움 중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유명한 ‘한남더힐’을 비롯해 유엔빌리지 등 고급 주택이 즐비할 만큼 교통, 교육, 생활, 친환경,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주거가치 만점의 입지 여건과 풍성한 개발호재들에 따른 높은 미래가치가 부각된 덕분이다.

현재 용산의 가장 큰 호재이자 기대주는 옛 미군기지 일대에 조성되는 ‘용산공원’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정 체결 이후 2007년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을 제정하고, 2011년 용산공원정비구역 지정과 함께 용산공원조성지구, 복합시설조성지구, 공원주변지역 등의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담은 종합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소위 ‘용산 통개발’의 물꼬를 튼 바 있다.

이후 다양한 활용 방안이 논의되던 공원 부지 전체는 ‘생태공원’으로 방향을 굳혔고(2016년), 용산에 주둔했던 미군부대(2017년)와 주한미군사령부(2018년)까지 모두 평택으로 이전을 마치자, 정부는 국토교통부장관 소속이었던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용산공원조성특별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표(2019년)하며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19년 12월에 열린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는 추가적인 부지 확보를 통해 기존 243만㎡ 규모였던 용산공원 조성 부지를 여의도 전체 면적(290만㎡)보다 큰 303만㎡로 확장하는 방안이 의결됐다.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는 ‘미래세대의 행복과 희망이 숨쉬는 생태 공간’, ‘시민의 사랑을 받는 문화 공간’, ‘남산, 한강과 연결되는 서울의 대표적 자연동력’ 등 여러 청사진에 더불어 “용산기지는 굴곡의 현대사를 가장 통렬하게 상징하는 현장”이라며 “용산공원을 민족의 비극적 역사를 기억하되 그것을 딛고 미래를 꿈꾸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실제 용산기지는 오랜 세월 외국 군대의 단골 주둔지였다. 13세기 말에는 고려를 침략한 원나라의 병참기지로, 임진왜란 중에는 왜군의 보급기지로 사용됐고 임오군란 중에는 청나라가, 청일전쟁 중에는 청나라와 일본군이 번갈아 주둔했다. 용산기지가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는 ‘금단의 땅’이 된 것은 1904년부터다.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일본이 조선주차군사령부를 주둔시키며 용산기지를 무단, 무력통치와 만주 침공의 후방기지로 삼았고, 해방 이후 미군이 이를 접수하며 ‘미군기지’로 고착됐다. 2018년 일부 개방 이전까지 무려 114년이나, 외세의 발 아래 갇혀있었던 셈이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용산공원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상징하는 희망의 땅을 국민에게 되찾아준다는 국가적 명분과 뉴욕 센트럴파크(341만㎡)에 버금가는 초대형 도심 공원이라는 상징성 및 희소성, 국가가 주도하는 대단위 지역 개발의 첨병 등 다양한 가치와 역할을 품고 있다”며 “보통의 도심 공원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조성과 운영을 맡지만 공원의 조성, 관리 외에 주변 개발 및 재정비, 재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용산공원 관련 사업 대부분은 정부가 주체가 되는 ‘국책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 또한 공원 일대의 확고하며 차별화된 미래가치를 보장한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용산공원에는 약 15만 그루의 나무가 심겨 매년 61만여 명이 숨쉴 공기를 생산하고, 6톤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고 한다. 녹지 못지않게 문화시설 등 테마 공간들도 다채롭게 조성된다고 하니, 인근 주민들이 누리게 될 주거쾌적성이나 여가활용성, 지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삶의 질 향상 효과는 통상의 공세권 단지들과는 비교조차 불가한 수준일 것”이라며 “특히 용산공원 주변 한강 방향 주거, 상업, 업무시설들은 아름드리 공원 조망과 뻥 뚫린 한강 조망을 영구적으로 누릴 수 있어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가까운 성동구 성수동을 다시 띄운 ‘서울숲 프리미엄’만 보더라도, ‘한국판 센트럴파크’를 표방하는 용산공원의 파급력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해당 전문가 외에도 여러 전문가들이 용산의 미래가치에 굳건한 확신을 내비치는 이유는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용산 통개발 마스터플랜의 윤곽이 점차적으로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용산공원 동편 UN군사령부(유엔사) 부지는 이미 1조 원이 넘는 초고가에 매각돼 주상복합단지와 호텔 등 상업시설 조성이 추진되고 있고, 그 아래 수송부 부지와 서편 캠프킴 부지는 주거, 상업, 문화 등을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재구성될 예정이다. 특히 캠프킴 부지의 경우 용적률 완화로 최고 50층 높이의 고밀도개발이 가능해져,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돋보이는 ‘한국의 롯폰기힐스’로 거듭날 전망이다.

공원 서남쪽, 옛 용산정비창 부지 역시 8000가구 규모의 주택과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 국제전시시설 등이 들어서는 국제업무지구와 미니신도시로 변신한다.

이밖에 캠프킴 부지와 용산공원에 인접한 남영역, 삼각지역, 용산역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되는 이촌역 일대 역세권과 용산역~남영역~서울역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 원효로 라인의 개발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용산역의 경우 KTX와 GTX-B노선, 서울지하철 4호선, 신분당선(예정)의 통합역사 지하화 사업이 논의되고 있어 철길 지중화에 따른 일대의 소음, 분진 경감 및 지상 공간 활용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관심이 집중되는 또 다른 지역은 삼각지역세권이다. 삼각지역세권은 수십억 자산가들도 앞 다퉈 탐을 내는 ‘전통 부촌’ 용산 한가운데에서 지하철 4, 6호선 삼각지역의 편리한 이동성, 한강생활권의 여유로움, 용산역 일대의 풍부한 인프라까지 만끽할 수 있어 주거선호도가 매우 높은 입지다.

지역 공인중개사 A씨는 “삼각지역세권이야말로 ‘상전벽해’의 아이콘”이라고 말했다. 과거 코레일의 관리 소홀로 가까운 용산역 철길 주변 기반 시설들이 낙후되며 슬럼화 문제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용산공원과 용산역~남영역~서울역 간 경부선 라인, 용산정비창과 캠프킴 부지 등 용산의 핵심 개발호재들을 동서남북 전 방위로 누릴 수 있는 알짜배기 땅으로 투자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