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첫 해인 1934년 3월에 열린 것을 제외하면 매년 4월에 개최됐던 마스터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사상 처음으로 11월에 펼쳐진다. 9월 US오픈에 이은 2020~2021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는 내년 4월에 다시 예정돼 있어 이번 시즌에는 두 번의 마스터스가 열리게 된다.
4월이 아닌 11월이라 기온도 떨어지고, 오거스타를 상징하는 명물인 진달래와 철쭉도 볼 수 없다. 평균 4만 명에 이르는 또 다른 상징 패트론도 코로나19 탓에 없다. 해가 짧아져 모든 선수들이 1번 홀에서 출발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1번 홀과 10번 홀에서 오전, 오후 조로 나눠 경기한다.
그래도 마스터스는 세계 골프팬들을 가장 설레게 하는 빅 이벤트. 그 중심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가 있다. 극심한 부진과 부상 등 지독한 바닥을 경험하다 지난해 4월 이 대회에서 2005년 이후 14년 만에 5번째 그린재킷을 입으며 “스포츠 사상 가장 기적 같은 부활”이란 평가를 받았던 우즈는 지난해 최종 라운드 역전 우승의 기억을 되새기며 영광 재현을 노린다.
우즈가 만약 올해도 정상에 오르면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함께 마스터스 최다 우승(6회) 동률을 이루면서 마스터스 최초로 ‘2년 연속 우승’을 두 차례 달성하는 선수로 이름을 새기게 된다. 그동안 니클라우스(1965~1966년), 닉 팔도(잉글랜드·1989~1990년), 우즈(2001~2002년) 등 마스터스 2년 연속 우승은 딱 3명 달성했다. 또 개인통산 83승을 수확하면서 2002년 사망한 전설 샘 스니드(미국·82승)를 넘어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최다승 신기록이란 역사를 쓰게 된다.
최근 흐름만 보면 우즈의 새 역사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이는게 사실. 우즈는 이번 시즌 2개 대회에 출전해 US오픈에선 컷 탈락하고,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섰던 조조 챔피언십에선 공동 72위 그쳤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우승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갖추고 있다. 우즈는 마스터스에 ‘올인’하기 위해 지난 주 열린 휴스턴 오픈에 불참한 채 일찌감치 오거스타에 짐을 풀고 연습라운드를 갖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2위 존 람(스페인), 3위 저스틴 토마스(미국) 등 톱 랭커들과 함께 9월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한다. 한국 선수로는 4번째 마스터스 무대에 서는 김시우(25)를 비롯해 임성재(23), 안병훈(29), 강성훈(33)이 출전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