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승리공식 ‘1588’, 스카우팅 제도 개선 성과

입력 2020-11-12 10: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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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하나원큐 K리그1 대상 시상식 2020’에서 가장 화제가 된 팀은 우승팀이 아닌 바로 3위를 기록한 포항스틸러스였다.

우선 포항 김기동 감독은 K리그 사상 최초 3위팀 감독으로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또 영플레이어상 송민규, 최다도움상 강상우, 그리고 시즌 베스트11 선정에서 공격수 일류첸코, 미드필더 팔로세비치, 수비수 강상우가 수상하는 등 주요 6개 타이틀을 차지한 포항은 2020시즌을 가장 ‘핫’하게 보낸 팀이 되었다(2020 시즌 베스트11 후보 8명으로 울산과 함께 최다).

이는 시즌 전체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포항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라운드별 베스트11에 뽑힌 선수만 모두 13명(일류첸코 10회, 팔로세비치 7회, 강현무 7회, 송민규 5회, 강상우 5회, 하창래 4회, 팔라시오스 2회, 김용환, 김광석, 권완규, 이광혁, 이승모, 고영준 각 1회)이나 된다. 팀 전체가 고른 활약을 보인 결과다.

라운드별 베스트11 선정 횟수는 총 46회로 매 라운드별 1.7명씩 베스트 11에 선정된 셈이다. 이에 더해 라운드 MVP 5회, 이달의 선수 1회도 기록했다.

이 중 단연 발군의 활약을 보인 선수는 바로 일류첸코다. 일류첸코는 26경기에서 25개 공격포인트(19득점, 6도움)를 기록하는 가공할 공격력을 보여주며 시즌 베스트11 공격수에 선정됐다. 한 차례 해트트릭을 포함, 시즌 내 고른 활약을 펼치며 라운드 베스트11만 10회, MOM 9회로 ‘10월 이달의 선수’(5, 7, 9, 10월 총 4회 후보)에도 선정됐다.

일류첸코와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던 ‘팔로세비치’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부상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2경기에 출전해 무서운 공격 본능을 과시하며 20개의 공격포인트(14득점, 6도움)를 기록, 올시즌 베스트11 미드필더 중 한자리는 그의 차지가 됐다.

팔로세비치의 부상 공백은 팔라시오스가 책임졌다. 시즌 초반 K리그1 적응에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이후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특유의 파워풀한 모습으로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줬다. 올 시즌 25경기에 출전해 공격포인트 11개(5득점, 6도움)로 활약하며 K리그1에 이름을 알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오닐은 부상과 개인 가정사로 인해 일찍 귀국길에 올랐지만, 출전하는 동안 중원의 한 축을 담당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포항 김성진 스카우터는 “한 시즌 동안 팀의 모든 외국인 선수들이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활약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작년 여름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를 영입하면서 스카우터로서 생명을 걸었다 할만큼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 때의 노력이 이번 시즌 빛을 발한 것 같아 기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포항이 자랑하는 ‘1588’(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의 앞 글자를 딴 애칭)의 특급 활약에는 외국인 선수 영입 시스템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기량 점검 및 모니터링은 물론 영입 전 심층 인터뷰를 통해 리그 적응력과 인성까지 세심히 관찰한 스카우터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와 더불어, 선수 퍼포먼스에 따른 ‘스카우팅 상벌제도’로 스카우터와 전력강화팀의 능력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새로운 고과 평가 시스템이 더해진 결과라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에 시너지를 낸 국내 선수의 성장과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데뷔 3년차를 맞은 송민규는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며 16개의 공격포인트(10득점, 6도움)로 영플레이어상 수상과 함께 생애 최초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더불어, 연령별 대표를 거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지만 지난해까지 포항에서는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승모 역시 올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19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강상우의 복귀와 포지션 변경은 포항의 후반기를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상우의 전역 복귀 당시 포항은 5경기에서 2무 3패로 흐름이 좋지 않았다. 상주 상무에서 공격수로 활약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던 강상우는 포항 복귀 후 측면 수비수로 활약하면서도 10경기에서 7개의 도움(1득점)을 기록하는 등 최다도움상과 베스트11 수비수부분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5년만의 ACL진출과 K리그 시상식에서 화제를 일으킨 감독상 수상 등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포항의 2020시즌에는 ‘스카우팅 시스템’의 개선에 따른 외국인 선수의 맹활약과 함께 국내 선수의 괄목할 성장의 결과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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