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어느새 PS 베테랑…NC 박민우가 말하는 ‘긴장을 이용하는 법’

입력 2020-11-1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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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에게 이번 가을은 남다르다. 어느덧 포스트시즌만 28경기를 소화한 가을 베테랑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아직 ‘우승’이라는 결실은 맺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올 가을은 그에게 다른 결과를 안겨줄까. 스포츠동아DB

박민우(27·NC 다이노스)에게 2014년 10월 19일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다.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지만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LG 트윈스에 4-13으로 완패했다. 1회초부터 6점을 내주는 등 얼어붙은 기색이 역력했다. 박민우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확실히 얼어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그 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WC)까지 PS만 28경기를 소화했다. 2018년 최하위로 떨어졌을 때를 제외하면 PS 때마다 NC의 공격첨병 역할을 도맡았다. NC가 PS 단골손님이 된 만큼 박민우 역시 가을의 베테랑으로 분류하기에 손색이 없다.

경험은 쌓였지만 긴장은 여전하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KS) 직행을 확정하며 가을의 꼭대기에 나설 날이 다가올수록 그렇다. 최근 창원에서 만난 박민우는 “2014년부터 1년 빼고 다 했는데 첫 경기와 지난해 WC의 긴장이 비슷했다. 사실 똑같이 긴장은 된다”고 털어놨다.

다만 확실한 차이는 있다. 이젠 그 긴장을 이용할줄 안다는 점이다. 박민우는 “처음엔 그 긴장감을 어떻게 이용할지 몰라 헤매고 실수했다. 시간이 지나며 경험이 쌓이다보니 그 긴장을 집중하는 데 쓰는 요령을 터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PS는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좀더 집중된다. 신인 땐 실수 한 번에 빠지기 어려운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면, 이젠 잘 잊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NC의 정규시즌 우승은 ‘원년 멤버’들이 함께 만들어 더 의미 있다. 박민우는 물론 나성범, 노진혁, 원종현, 김진성 등 2011년 가을 강진 캠프에서부터 함께한 선수들이 주축으로 만든 결과다. 박민우는 “사실 외부에서는 이 점에 초점을 맞추는데 선수들이 매일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당시 허허벌판에 숙소와 야구장만 있었고, 또 난 막내였다. 정말 무섭고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창단 멤버들과 함께한 추억이 아련하다”고 설명했다.

우승 확정 직후 초대 사령탑인 김경문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연락도 잊지 않았다. 박민우가 “감독님 계실 때 (우승을) 못해 죄송하다”고 하자, 김 감독은 “우승을 축하한다. 마지막까지 좋은 결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애제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냈다.

2016년 KS에서 4전패로 아쉽게 물러났던 NC지만 이제는 입장이 달라졌다. 정규시즌 우승팀답게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중이다. 박민우는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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