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사이드] 다 사연이 있다! 두산의 PS 초짜 3총사 이야기

입력 2020-11-13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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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김민규, 최용제, 안권수 (왼쪽부터)

‘가을 타짜’ 두산 베어스의 포스트시즌(PS) 엔트리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기존 멤버들이 워낙 탄탄한 데다 “PS는 뭔가를 실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는 김태형 두산 감독의 단기전 운영철학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 높은 장벽을 뚫은 3명이 생애 처음으로 PS 엔트리에 진입해 가을야구 무대를 경험 중이다. 투수 김민규(21), 포수 최용제(29), 외야수 안권수(27)다. 정규시즌을 통해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결과다.

두산의 엔트리 구성상 선수 활용폭은 매우 제한적이다. 과정보다 결과가 중시되는 PS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확률 높은 전략을 펼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PS 엔트리에 합류한 만큼 이들의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

2018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30번)에 두산의 지명을 받은 김민규는 올 시즌 본격적으로 1군에 발을 디뎠다. 지난해 KS 직전 훈련 때 김 감독 앞에서 불펜피칭을 하며 큰 무대를 꿈꿨던 소년이 1년 만에 마운드의 한 축으로 당당히 거듭났다. 10일 KT 위즈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PS 데뷔전까지 마쳤다. 김민규는 이때를 돌아보며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떨어본 적은 없던 것 같다”며 “그래도 한번 경험했으니 다음에 던질 기회가 있다면 떨지 않고 자신있게 던지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처음이라 표정이 다소 떠있더라”면서도 “경기에 나가면 나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제는 2014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6년 만에 빛을 본 케이스다. 양의지(NC 다이노스)와 박세혁이 버티고 있었던 까닭에 지난해까지 1군 출장은 4경기가 전부였다. 그러나 올해 박세혁의 부담을 틈타 1군 28경기에서 타율 0.295(44타수 13안타), 9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PS 엔트리에 승선했다. 벤치에서 특급 포수들의 단기전 리드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업그레이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제는 “엔트리에 든 것만으로 내겐 큰 경험”이라며 “경기 준비하고 전력분석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3세 안권수는 입단 첫해부터 엔트리에 진입하는 행운을 잡았다. 수비와 주루에 강점이 있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일본 사이타마에서 아들의 소식을 접하고 있는 그의 아버지 안용치 씨는 “PS 엔트리까지 들어갈 줄은 몰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전체 99번)에 지명 받았을 정도로 간신히 KBO리그 무대에 입성했지만, 신인 체력테스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지명 순위가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 사례라 많은 귀감이 된다. 9일 PO 1차전에서 대주자와 대수비로 팀의 3-2 승리 순간을 함께하며 성공체험까지 마쳤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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