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2루 두산 최주환이 선취 2점 홈런을 쳐낸 뒤 박세혁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2루 두산 최주환이 선취 2점 홈런을 쳐낸 뒤 박세혁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두산 베어스 최주환(33)은 정규시즌 팀의 주전 2루수로 뛰며 140경기 타율 0.306(509타수 156안타), 16홈런, 88타점, 출루율 0.366의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에서는 족저근막염 탓에 13일 고척 KT 위즈와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4차전이 돼서야 처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LG 트윈스와 준PO 1차전부터 12일 PO 3차전까지 5경기 연속 선발 2루수로 출장한 오재원이 오른쪽 무릎 통증으로 정상 출격이 어려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5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0-0으로 맞선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기어이 일을 냈다. 2사 2루서 KT 바뀐 투수 소형준의 5구째 시속 143㎞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영(0)의 행진을 깨트리며 팀에 소중한 리드를 안긴 한방이었다.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홈런을 확신한 최주환은 오른손을 번쩍 들고 베이스를 돌았다. 2-0의 승리를 이끈 결승타였다.

수비 공헌도 또한 엄청났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최주환이 중심에 있었다. 1회초 무사 1·2루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좌중간 2루타 때 중견수 정수빈의 송구를 받아 포수 박세혁에게 정확하게 연결하며 2루 주자 조용호를 홈에서 태그아웃 처리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중계플레이로 초반부터 흐름이 넘어갈 위기를 사전 차단한 것이다.

흐름을 유지하려면 득점한 직후 수비에서 실점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주환은 자신의 홈런으로 2-0의 리드를 안긴 직후인 5회 수비에서 3개의 아웃카운트에 모두 관여했다. 무사 1루서 대타 김민혁의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넘어지며 걷어냈고, 이어진 심우준의 빠른 땅볼 타구를 잡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했다. 주자가 이미 출발한 상태였지만, 과감하게 2루에 승부를 걸어 아웃카운트를 늘린 덕분에 투수 김민규도 8개의 투구수로 5회를 마칠 수 있었다. 6회에도 1루 주자 조용호의 도루시도 때 완벽한 태그로 팀을 도왔다.

다음 무대는 17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우승팀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다. 통산 KS 15경기에서 타율 0.333(42타수 14안타), 1홈런, 8타점으로 강했던 그가 2015년 이후 또 한 번 팀의 ‘업셋’에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