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최다’ 7명 나선 두산 불펜, 이영하 나비효과

입력 2020-11-21 1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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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 나선 막내가 5.1이닝을 책임지며 기대 이상의 호투를 했다. 이제 불펜의 형들이 남은 3.2이닝에서 의지를 보여줄 차례였다. 하지만 믿을맨의 난조와 불의의 부상이 겹치며 모든 계획이 꼬였다. 두산 베어스의 게임플랜이 어그러지며 시리즈 균형이 맞춰졌다.


두산은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4차전에서 0-3으로 패해 2승2패 균형을 내줬다. 선발투수 김민규가 5.1이닝 4안타 1볼넷 1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뒤이어 등판한 이영하가 승계주자 포함 두 명의 주자에게 홈을 허용하며 균형을 내줬다. 두산 타자들은 이날 3안타 빈공에 시달리며 추격 의지조차 내보이지 못했다.


5회까지 잘 버틴 김민규는 6회 1사 후 이명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유격수 김재호가 역동작에 걸리며 타구를 처리할 수 없었다. 이영하는 나성범을 2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이어진 2사 2루에서 양의지에게 우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우익수 조수행의 송구실책에 폭투가 겹치며 2사 3루, 양의지는 강진성의 좌전안타 때 유유히 홈을 밟았다. 스코어 2-0. 두산 벤치는 함덕주를 올려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영하는 18일 KS 2차전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0.1이닝 3실점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5-1로 제법 여유있는 리드였지만 9회말 4안타 1볼넷을 내주며 3점을 내줬고, 두산 벤치는 황급히 김민규를 투입했다. 사실상 동점 이상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김민규가 박민우와 이명기를 아웃 처리하며 이영하의 고전을 지워줬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에서 이승진에게 세이브를 맡겼고, 이영하의 투입 시점을 두고 고민했다. 0-0으로 맞선 6회초 1사에 투입했다는 것은 일단 승부처에서 위기를 끊어내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대는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에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강률이 갑작스런 부상을 당했다. 0-2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에 등판해 첫 타자 애런 알테어와 승부하다 마운드에서 미끄러 넘어졌다. 2아웃을 잡아내긴 했지만 박민우 타석에서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두산 트레이너가 급히 마운드에 올랐고 정재훈 투수코치까지 올라와 교체를 알렸다. 3차전에서 2.2이닝을 던지며 35구를 던진 데 이어 이날도 긴 이닝을 기대받았지만 부상은 통제 불가능한 변수였다. 뒤이어 윤명준과 박치국, 이승진, 이현승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7명의 불펜투수는 두산의 올 가을 최다기록이다. 박치국과 이승진은 KS 전 경기 등판 중이다. 준플레이오프부터 PS 레이스를 펼치고 있어 이미 누적된 피로는 상당하다. 비록 하루 휴식 후 5차전 이후를 준비한다지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이날 이영하의 부진부터 시작된 부메랑은 시리즈 후반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까.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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