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피에스타] 마운드 뒤 지키는 ‘팀 다이노스’ 사랑꾼 NC 노진혁

입력 2020-11-2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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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노진혁. 스포츠동아DB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KS·7전4승제)에 직행한 NC 다이노스의 올해 이야기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이동욱 감독부터 나성범, 박민우, 강진성, 김진성 등 2011년 가을 강진캠프부터 함께한 이들은 올해 정규시즌 막판부터 KS 도중까지 ‘창단 멤버’들의 돈독함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NC의 KS 엔트리에도 나성범, 박민우, 강진성, 김진성, 원종현, 노진혁, 김성욱 등 창단 멤버 7명이 포함돼있다. 이들 중 NC의 창단 첫 KS였던 2016년 엔트리에 들지 못한 것은 강진성과 노진혁뿐이다. 강진성은 그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재활 중이었고, 노진혁은 상무 야구단에 복무 중이었다. NC가 4전패로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은 가운데 창단 멤버로서 당시 KS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것은 노진혁과 강진성에게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바꿔 말하면 자연히 올해 KS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6년 KS에서 NC의 유격수로는 손시헌이 나섰지만 올해는 노진혁의 자리다. 정규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0.274, 20홈런, 82타점을 기록한 유격수를 주전에서 제외할 감독은 없다. KBO리그 역사상 유격수 포지션에서 20홈런 고지를 넘긴 토종선수는 장종훈, 이종범, 박진만, 홍세완, 강정호, 김하성, 오지환 등 쟁쟁한 이들뿐이다. 노진혁도 그토록 갈망하던 ‘거포 유격수’ 반열에 올라섰다. 시즌 내내 실책도 9개에 불과해 수비에서도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샤프한 체형, 사실 운동선수로 치면 왜소한 체격 탓에 ‘노검사’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이제 노진혁의 탄탄한 몸은 NC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을 톡톡히 하는 원동력이다.

노진혁은 “주전선수로서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고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를 뛰어보니 정규시즌보다 더 재밌는 것 같다”며 “1승 후 2패를 했지만 4차전에서 패할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모든 선수들이 정말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는 걸 매 경기 느끼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처럼 ‘팀 다이노스’는 노진혁의 자부심이다. 정규시즌 불펜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던 NC이기에 KS에도 이 같은 우려가 따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투수의 바로 뒤에서 지켜보는 노진혁은 “밖에서 우리 불펜진이 약하다고 하지만 수비하는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 다들 공이 좋다. 특히 고참 선수들이 잘 던져주니 분위기가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들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공을 던지니 수비에서 좀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노진혁은 이번 KS 3차전 5회말 2사 3루서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평범한 땅볼을 포구하지 못해 점수를 내줬다. 결국 패배로 이어졌으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노진혁은 “너무 잘하려다보니 몸이 경직됐다”며 “실책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했는데 이를 어겼다. 이제 맘 더 편하게 먹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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