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배정대 다음 보석? 이강철 표정에 담긴 기대

입력 2020-11-24 10:0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익산 마무리캠프에서 서용빈 2군 감독과 함께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 | KT 위즈

2018년 가을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막 부임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19번이 누구지?”라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타자와 싸워 이겨낼 수 있는 결정구를 갖췄는데 1군에서 본 적이 없다는 평가. 그리고 그 투수는 이듬해인 2019시즌 KT 창단 첫 토종 10승 투수가 됐다. 배제성(24)이다.

정확히 1년 뒤인 2019년 가을 대만 가오슝 마무리캠프. 이 감독은 한 외야수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정규시즌 부상으로 조기이탈했지만, 다부지게 몸을 잘 만들어왔고 타구속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는 평가였다. 그리고 그 타자는 2020년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9, OPS(출루율+장타율) 0.792, 13홈런을 기록했다. 배정대(25)다.

이처럼 이강철 감독은 해마다 마무리캠프에서 원석 한두 명을 발굴했고, 이들이 스프링캠프에서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기회를 준다. 그 선수의 통산 성적이나 이름값을 제외하고 가능성 하나만을 보고 밀어주는 것이다. 올해 이 감독이 포스트시즌 종료 후 곧장 익산 마무리캠프지로 넘어간 이유다.

캠프지에서 만난 이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모처럼 2군 선수들을 주의 깊게 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여럿 보인다는 이유였다. 올해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한 외야수 김태훈, 내야수 강민성은 물론 내야수 윤준혁도 눈여겨보고 있다. 또한 2021년 신인 내야수 권동진, 외야수 김건형, 투수 지명성도 각자의 매력을 뽐냈고, 이 감독은 감탄했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중에도 익산에 종종 내려가긴 했는데, 아무래도 길게 함께할 수 없으니 선수를 제대로 파악하긴 어려웠다”며 “모처럼 선수들을 직접 보니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고 칭찬했다. 특히 권동진에 대해서는 “잘 큰다면 대형 내야수의 자질이 보인다. 아마추어 선수답게 세세한 부분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하나를 알려줬을 때 습득력이 좋다”고 감탄했으며,, 윤준혁에게는 투수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을 만큼 송구 능력에 엄지를 세웠다. 지명성에게도 “예쁘게, 씩씩하게 잘 던진다”고 격려했다.

2군 선수들에게는 이 감독 이하 1군 코칭스태프의 익산행이 큰 동기부여다. 1군에서 눈에 띄는 지도력을 보인 박승민 투수코치, 김강 타격코치를 붙잡고 이것저것 묻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박정환 수비코치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2군 훈련의 분위기를 주도하며 내야진의 수비 향상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KT 초기 멤버였던 박기혁 코치 역시 후배들과 늘 붙어다니며 야구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까지 케어 중이다. 짧다면 짧은 일주일의 시간이지만, 2군 선수들에겐 큰 동기부여일 수밖에 없다. KT의 새 히트작은 누가 될까.

익산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