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ACL 원정 선수단, 슬기로운 ‘방콕’ 생활은 어떻게?

입력 2020-11-25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과 FA컵, 국내무대는 막을 내렸지만 2020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대회가 카타르 도하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K리그1 4연패에 성공한 전북 현대, 2년 연속 준우승한 울산 현대,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출전했다.

도하의 일상은 상당히 빡빡하다. 조금도 여유를 느낄 수 없다. 카타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효율적 대처를 위해 출전팀들을 ‘버블(bubble·방울)’ 단위로 관리하고 있어서다. ‘버블’은 마치 물방울처럼 안팎의 접촉을 완벽히 차단한다는 의미다.

수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전북과 서울, 울산과 수원이 대회 기간 같은 숙소를 사용하고 있는데 선수단의 삶은 지극히 단조롭다. 리조트와 훈련장, 경기장만 왕복할 뿐 일체의 외출이 허용되지 않는다. 숙소 주변 산책도 불가능하다.

또 ‘버블’로 묶인 지역 곳곳에 배치된 경찰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다. 서울 이지훈 운영홍보팀 과장은 “경비인력이 엄청나다. 에스코트 없이, 공식허가 없이 이동이 불가하다. 감염 예방을 위해 다른 방 출입도 제한하고 있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숙소 안에서도 같은 팀 선수들은 팀 미팅과 웨이트트레이닝만 아니면 마주할 일이 거의 없다. 전북의 경우 식사와 간식도 방에서 한다. 카페, 레스토랑 등 호텔 내 상업시설도 전혀 운영되지 않는다. “야외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가 유이하게 오픈된 공간인데, 시간 단위로 같은 숙소에 머무는 팀들이 나눠 쓴다”는 것이 전북 김상수 홍보팀장의 전언이다.

그래도 체류기간이 일주일을 넘어가자 선수들은 ‘방콕’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TV로 ACL 경기를 시청하고 독서 외에 태블릿PC와 노트북, 휴대폰으로 게임과 소셜미디어(SNS)를 즐긴다. 밀린 드라마와 영화, 외화를 아껴보기도 한다. 동영상으로 홈트레이닝을 배우는 경우도 있다. 울산 이경민 홍보담당관은 “대표팀 선수들이 많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더라. 각자 루틴을 지키며 대회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