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피에스타] ‘빛과 소금’ 김진성·지석훈, NC가 ‘One for All’인 이유

입력 2020-11-25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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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중립 경기가 열렸다. NC 김진성.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스윙 한 번으로 승기를 가져오는 4번타자. 마운드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승리의 주역들을 향한다. 하지만 팀은 결코 한두 명의 활약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음지에서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 없다면 결코 우승 자격을 갖출 수 없다. 이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명제를 올해 NC 다이노스 지석훈(36)과 김진성(35)이 또 한번 보여주고 있다.

김진성은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6경기에 모두 등판해 6.2이닝 동안 5안타 무4사구 4삼진에 평균자책점(ERA) ‘제로’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235에 불과하다. 등판한 상황은 언제나 주자가 있는 위기였는데, 8명의 승계주자 중 2명에게만 홈을 허용했다. 정규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87에 불과했기 때문에 두산의 좌타라인 봉쇄를 위한 핵으로 꼽혔고,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지금 불펜에서 구위가 가장 좋다. 시즌 초 등판하지 않으며 체력적으로 여유도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감독의 말처럼 김진성은 올 시즌 초까지만 해도 ‘전력 외’였다.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떠난 직후 연봉협상 결과에 불만을 느껴 귀국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몸을 만들었지만 사실 일반적으로 항명한 선수에 대한 인식이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그 사건으로 (진)성이를 안 쓰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진성도 5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좋은 후배들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등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반성 중임을 밝혔다. 6월 1군에 올라왔고, 9월 이후 29경기에선 ERA 0.95의 ‘언터처블’ 모드였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NC 지석훈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야수진에는 지석훈이 있다. 정규시즌 87경기에서 타율 0.207(121타수 25안타)에 불과했다. 타수가 말해주듯 대수비가 지석훈의 주된 역할이었다. 선발(35경기)보다 교체(52경기)로 나선 경우가 더 많았다. 포지션도 2루와 3루, 유격수까지 가리지 않았다. KS에서도 이런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2차전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박석민을 대신해 핫코너를 지켰고, 5차전에선 감기몸살 증세로 빠진 박민우 대신 투입돼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7시즌 후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2년 6억 원(계약금 3억 원·연봉 1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전년도 연봉이 1억4900만 원이었으니 계약금만 추가된 셈이다. 하지만 지석훈의 가치는 그 3억 원에 담기지 않는다. 이 감독도 “경험 많은 멀티 자원이다. 수비전술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 지석훈이 있어 경기 중후반 대타나 대수비 등 다양한 작전 활용이 가능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운드에서 김진성이 빛을 발한다면 지석훈은 소금처럼 내야진에 힘을 보탰다. NC의 빛과 소금을 향해 따라붙는 스포트라이트는 없었지만, 이들은 오롯이 각자의 역할만으로도 충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KS MVP는 양의지의 차지였지만 이들의 가치도 결코 잊을 수 없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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