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의 피버피치] 2020년 한국축구, 진짜 피날레는 ACL 원정 선수단의 안전귀국

입력 2020-11-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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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FA

오스트리아에서 펼쳐진 축구대표팀의 11월 A매치 시리즈는 안타까웠다.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많은 주의를 기울였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전지대가 없음을 새삼 확인했다.

그래도 ‘득보다 실이 큰 원정’이라는 일각의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대한축구협회는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결국은 결과론이다. 만약 확진 사례가 없었다면 ‘성공적 원정’이란 수식이 적지 않았을 터다.

협회는 사후조치를 충실히 했다. 대표팀 주치의와 조리장이 현지에 잔류해 확진자 및 밀접접촉자들을 관리했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전세기까지 띄웠다. 이들을 이송한 전세기는 26일 새벽 무사히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큰불은 껐으나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대회에 K리그1(1부)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이 출전 중이다. 이들 4팀은 낯선 타지에서 답답한 환경과 맞서고 있다.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거듭하고 있다. 훈련장~숙소~경기장만 왕복하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온라인만이 이들과 세상을 잇는 유일한 창구다.

카타르의 방역 체계는 엄격하다. 수시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치료·격리 등 의료시스템도 철저하다. 그럼에도 출전팀들은 불안하다. 마스크와 소독제는 기본이다. 방호복, 보호안경, 페이스실드까지 등장했다. 한 구단은 사전 세관신고를 통해 손 세정제만 400개 이상 반출했다. 9월 서아시아권역대회 중 심각한 확진세로 성적이 좋던 팀이 출전선수가 부족해 중도 탈락하는 사태를 지켜봤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K리그는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큰 탈 없이 시즌을 마쳤다.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확진자가 나와 시즌 막판 스케줄이 꼬이긴 했어도 하루가 멀다 하고 팀 내 감염 소식이 터진 해외 상황에 비춰보면 성공적이었다. 절대 다수의 구성원들이 개인위생과 방역에 적극 동참한 결과다.

다만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좋은 성과를 올려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고 경쟁력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전북 김재오 의무 트레이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번만큼은 성적보다 선수단 모두 건강히 돌아가는 것을 우선 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ACL 여정의 핵심이 안전관리에 있음을 의미하는 메시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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