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K리그1 컴백! 수원FC, 투혼과 집념으로 쟁취한 승격

2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수원 FC와 경남 FC의 승격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수원이 경남과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K리그1으로 승격에 성공한 뒤 김도균 감독 및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99분 44초. 올 시즌 가장 극적인 득점이 터졌다. 수원FC가 스트라이커 안병준의 페널티킥 골로 마지막 한 장의 K리그1(1부)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 처음 1부 무대를 밟았던 2016시즌, 곧바로 K리그2(2부)로 강등된 수원FC는 5년 만에 K리그1로 복귀한다.

수원FC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플레이오프(PO) 단판승부에서 1-1로 비겼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추가시간 문전 쇄도하던 수원FC 정선호를 경남 수비수가 잡아챈 장면을 VAR(비디오판독)은 놓치지 않았다. 김종혁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안병준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최종 스코어는 1-1이었으나 무승부 시 정규리그 상위 팀에게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리그 2위 수원FC가 극적인 승격에 성공했다. 대전하나시티즌을 준PO에서 낚아채며 PO에 안착한 경남은 90분을 유리하게 풀어가면서 1년 만의 K리그1 컴백을 바라봤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비겨도 되는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가 새삼 증명된 경기였다. 수원FC는 무승부만 해도 승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다. 경남은 21일 홈에서 대전하나와 정규리그 최종전(27라운드)을 치렀고, 25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대전하나와 준PO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경남은 핵심 미드필더 정혁과 주축 수비수 배승진이 경고누적이 됐다. 수원FC에게는 호재였다. 더욱이 수원FC는 올해 경남에 강했다. 정규 레이스에서 3전승을 기록했다.

2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수원 FC와 경남 FC의 승격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수원 안병준이 K리그1 승격을 이끈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이날은 예전과 달랐다. 전력누수에, 체력까지 떨어졌음에도 원정 팀은 전체적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경남은 전반 26분 측면 수비수 최준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일격을 허용한 수원FC 벤치가 곧장 반격을 꾀했다. 실점하자마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장신 공격수 라스를 투입해 전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한 끗이 부족했다. 온몸을 던진 경남의 육탄방어에 번번이 찬스를 놓쳤다. 리그 최종전을 치른 뒤 휴식기가 3주에 달했던 탓인지 둔탁한 몸놀림이 계속됐고, 집중력도 떨어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볼을 상대 지역에 띄우며 찬스를 노렸고, 결국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서 부담을 짊어진 안병준은 자신이 찬 볼이 골네트를 흔들자 큰 함성을 내지르며 눈물을 왈칵 쏟았다. “웃고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동점을 노렸다”고 소감을 전한 그는 “승격했어도 보완할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도 더 성장해야 한다. 지금부터 내년을 대비해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수원FC 부임 첫 시즌 만에 승격의 감격을 누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은 김도균 감독은 “몸이 무거웠고, 무뎌진 감각도 걱정했었다. 공격적으로 하려 했는데 힘겨웠다. 모두가 합심해 영광을 일궜다. 다음시즌은 더 어렵겠지만 철저히 준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