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잔류?’ 최형우 FA, KIA가 경계해야 할 ‘행복회로’

입력 2020-1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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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 스포츠동아DB

안일한 프리에이전트(FA) 전략은 실패를 부른다.

2021년 FA 시장 개막과 함께 뜨거운 이슈의 중심에 있는 야수는 단연 최형우(37)다. 올해 타격왕을 차지하며 눈부신 타격감을 선보인 그는 2017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FA 기회를 잡았다.

2017시즌을 앞두고 KIA와 4년 100억 원에 계약한 그는 ‘역대급’ 액수에도 효자 FA 타이틀을 따냈다. 첫해 팀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3년 동안에도 꾸준한 기량을 펼쳐 30대 중후반의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원 소속팀 KIA는 최형우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입장이다. FA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속전속결’을 천명하며 빠른 시간 안에 도장을 찍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나타냈다.

그런데 묘하게도 KIA의 이런 행보는 1년 전 안치홍(현 롯데 자이언츠), 김선빈의 FA 계약 때와 매우 흡사하다. KIA는 프랜차이즈스타인 둘을 모두 붙잡겠다고 단언했지만, 소극적인 계약 진행으로 안치홍을 롯데에 빼앗겼다. 이후 여론이 악화되자 황급하게 김선빈과 4년 40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KIA의 집토끼 단속 실패는 안일한 FA 전략에서 비롯됐다. 둘의 잔류를 확신한 나머지 협상 기간 내내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주도권을 잡고 있는 듯한 혼자만의 ‘행복회로’로 실패를 맛 본 것이다.

올해 최형우 역시 다르지 않다. KIA가 최형우의 나이와 FA 등급을 이유로 자신들만의 행복회로를 돌리고 있다면 1년 전의 실패를 고스란히 답습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최형우가 무조건 KIA에 남는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최형우측은 29일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조계현 단장과 만난 건 맞지만 구체적인 액수, 계약 기간 그 어떤 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KIA와의 계약만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올해는 우리에게 접촉하는 모든 팀들과 얘기를 나눌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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