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제공|KBO
그러나 적응기를 마친 뒤부터는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모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장타력도 뛰어났다. 첫해 83경기만 뛰고도 타율 0.301(336타수 101안타), 18홈런, 56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2018시즌(144경기 타율 0.305·43홈런·114타점)과 2019시즌(142경기 타율 0.322·24홈런·104타점)에도 중심타자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공인구의 반발계수 하향조정 여파로 2019시즌의 홈런 수가 감소했지만, 정확도가 향상되면서 올 시즌을 기대케 했다.
올해는 전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홈런(47개), 타점(135개), 득점(116개), 장타율(0.680) 등 타격 4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최다안타 2위(192개), 타율 3위(0.349) 등 전 부문에 걸쳐 압도적 성적을 냈다. 투표인단 112명 중 71명에게서 1위표를 받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한국으로 가서 다른 스타일의 야구를 경험하는 것도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로하스가 한국행 직전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조언이다. 로하스는 KBO리그에서 활약을 통해 가치를 높였고, 메이저리그(ML)는 물론 일본프로야구(NPB) 구단의 영입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7시즌 막바지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온 것은 확실히 내 야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던 그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진화했고, 2020시즌 MVP로 방점을 찍었다.
로하스는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동료들이 없었다면 MVP 수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KT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잔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