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의 중심 우규민, 여전히 삼성에는 그가 필요하다

입력 2020-11-30 1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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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규민. 스포츠동아DB

2020시즌이 끝나고 2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우규민(35)의 지난 4시즌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큰 게 사실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65억 원에 첫 번째 FA 계약을 했을 때 구단이 그에게 기대한 역할은 선발투수였다. 탁월한 제구력과 상대 타자의 리듬을 빼앗는 템포 피칭, 다양한 구종 등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은 충분했다. LG 트윈스 시절인 2013~2015시즌 3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을 거두며 가치를 입증했기에 그만큼 기대도 컸다.

그러나 삼성에서 뛴 4년간 181경기 중 선발등판은 25경기에 그쳤다. 그마저도 계약 첫해인 2017시즌 이후로는 없었다. 약점으로 지적된 삼성의 선발로테이션을 고려하면 더욱 아쉽다. 이에 본인도 “삼성에서 내게 선발투수의 역할을 기대했는데, 그 부분을 충족하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삼성 불펜으로 눈을 돌려보면, 그의 공은 결코 작지 않다. 계투로 나선 156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0승11패28홀드22세이브, 평균자책점(ERA) 4.22다. ERA가 4점대까지 올라간 것은 올 시즌 중반 이후 극도로 부진했던 탓이 크다.

여전히 우규민은 삼성에 필요한 자원이다. 권오준이 은퇴한 시점에서 오승환(38)과 함께 삼성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무형의 가치를 지녔다. 이미 오승환과 후배 투수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며 믿음을 얻었다.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으로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불펜 유형의 다양화를 고려하면,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 우규민은 30일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게 언제든 최선을 다해 내 공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결같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뛰었다”며 “여전히 내 역할을 해낼 자신이 있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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