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년 만에 US여자오픈 출격 앞둔 19살 유해란

입력 2020-12-03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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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란. 스포츠동아DB

4년 만에 다시 찾게 된 US여자오픈 무대. 2016년 중학교 3학년이던 15살 앳된 소녀는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타이틀을 목에 건 채 당당히 세계 최고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0시즌 KLPGA 투어를 접수한 ‘대형 루키’ 유해란(19·SK네트웍스)이 11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휴스턴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펼쳐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 출격한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는 세계랭킹 1, 2위 고진영(25), 김세영(27·미래에셋증권) 등 해외파들과 함께 최혜진(21·롯데) 안나린(24·문영그룹) 김지영2(24·SK네트웍스) 등 국내파들도 여럿 참가한다.

유해란은 2일 오후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4년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에 얼떨결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 TV로만 봤던 언니들하고 재미있게 치려고 했는데, 아쉽게 컷 탈락을 했다. 스코어는 잘 기억 안 나는데, 꽤 많이 쳤던 것 같다”며 웃은 뒤 “이번에는 일단 컷 통과를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당시 숭일중학교 3학년이던 유해란은 프로 선수들도 참가한 가운데 충남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한국지역 예선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고 그해 7월 본선 무대를 밟았다. 예선 2위로 그와 함께 본선에 출전한 선수가 당시 학산여고 2학년 최혜진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역대 최연소이자 첫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아마추어 시절 유명세를 떨쳤던 유해란은 2018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 본선에 출전하는 등 일찌감치 미국 무대를 경험했다.

올해 US여자오픈 출전권을 얻은 몇몇 국내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감염증 바이러스(코로나19)를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지만, 유해란이 머뭇거림 없이 출전을 결심한 것은 4년 전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함이다.

“코로나19에도 미국에서 언니들이 잘 하고 있으니 나가야겠다고 선뜻 결심했다”는 유해란은 “지난 달 중순에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SK텔레콤·ADT캡스 챔피언십)가 끝난 뒤 시상식 등 여러 일정이 있었지만 틈틈이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출국 전날인 1일에도 경기 화성의 리베라골프클럽을 찾아 땀을 흘린 그는 “휴스턴에 도착하면 3번 정도 연습라운드를 한 뒤 대회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컷 탈락했던 4년 전과는 기량도, 마음가짐도 몰라보게 훌쩍 성장한 것이 사실. 특히 코로나19 탓에 LPGA에서 주로 뛰는 선배들과 올 시즌 국내 무대에서 함께 겨뤘던 특별한 경험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해외파 언니들하고 함께 뛰면서 동기부여도 되고, 내가 부족한 것을 느끼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미국에 진출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내 스스로 ‘어딜 가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 미국에 진출하고 싶다”는 유해란에게 ‘이번 US여자오픈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해 LPGA 투어 풀시드를 얻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잠시 웃음을 짓던 그는 이내 “미국 가야 되나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참 ‘행복한 고민’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유해란은 4년 만에 다시 나서는 US여자오픈 1차 목표로 ‘컷 통과’를 내세웠다. 올 시즌 국내 대회에 나설 때마다 세운 1차 목표와 같다. 그는 17번 대회에 출전해 17번 모두 컷 통과를 했고 우승 1회, 준우승 3회, 톱10 8회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상승세를 타면 거침없이 무섭게 몰아쳤다. 19살 유해란의 두 번째 US여자오픈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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