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亞 정상 노린 울산, 이제 준우승 징크스 타파만 남았다

입력 2020-12-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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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니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 올랐다.

울산은 1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비셀 고베(일본)와의 대회 준결승에서 1-1로 맞선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주니오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PK)을 직접 차 넣어 극적으로 승부를 갈랐다. 후반 7분 고베 미드필더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먼저 실점한 울산은 후반 36분 비욘존슨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춰 승부를 연장으로 이어간 뒤 주니오의 PK 골로 결승행에 성공했다. 9월 서아시아권역 챔피언에 오른 페르세폴리스(이란)와 단판승부로 진행될 결승전은 19일 도하 알 자노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2012년 이후 8년만의 아시아 클럽 정상 탈환을 노리는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했다. 주니오를 원톱, 김인성과 이청용을 좌우 윙 포워드로 배치해 고베 진영을 꾸준히 파고들었다.

찬스도 적지 않았다. 전반 23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김인성의 날카로운 슛이 고베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고, 6분 뒤 중앙수비수 김기희가 길게 넘긴 볼을 받은 김인성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으나 아쉽게 슛은 빗나갔다.

전반전 점유율 60대40(%)으로 상대를 압도했음에도 울산이 득점에 실패하자, 상대에게 결정적 기회가 돌아갔다. 후반 들어 공세로 전환한 고베가 계속 세트피스를 얻으며 압박했고, 후반 7분 야스이 다쿠야의 낮은 코너킥을 야마구치가 득점으로 연결했다.

실점 후 울산은 큰 변화를 줬다. 이청용 대신 비욘존슨을 투입해 전방을 강화했고, 김태환과 홍철을 세워 측면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너무 다급했다. 선 굵은 패스로 찬스를 만들었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이 때 반전이 일어났다. 역습에 나선 사사키 다이주에게 실점한 것이 비디오판독(VAR)으로 무효 처리되면서 희망의 불씨가 타 올랐다. 결국 울산은 후반 38분 비욘존슨이 득점해 1-1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도 울산의 페이스였다. 김인성, 윤빛가람의 연속 슛으로 공세를 이어갔다. 결국 주니오가 상대 골키퍼의 파울을 유도해 역전 드라마를 썼다.

울산 김도훈 감독에게 이날 경기는 특별했다. K리그1 수원 삼성을 8강전에서 승부차기로 꺾은 고베는 김 감독이 현역 시절 몸담은 팀이다. 1998년부터 2년간 58경기에서 27골을 터트렸다. 물론 김 감독의 필승의지는 단단했다. “일본 팀과 만날 때는 더욱 승리를 생각해야 한다. 빠른 공수 전환과 찬스 만들기가 중요하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결국 통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딛고 K리그의 자존심을 살린 울산의 마지막 과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준우승 징크스’ 탈출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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