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에서 최고가 된다! LG 정우영이 선발 욕심 뒤로한 이유

입력 2020-12-18 08: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정우영. 스포츠동아DB

데뷔 첫해부터 16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는 모든 면에서 더 좋아진 기록으로 말끔히 지웠다. 고졸 2년차 선수임에도 한국야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다. 정우영(21·LG 트윈스)은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지금의 자리에서 더 높은 도약을 원하고 있다.

정우영은 올 시즌 65경기에서 4승4패5세이브20홀드, 평균자책점(ERA) 3.12를 기록했다. 만 21세 이하 선수가 20홀드 이상 기록한 것은 KBO리그 역사상 5번째이자 2014년 한현희(31홀드) 이후 6년만이다. 최고 150㎞에 육박하는 투심패스트볼의 구위는 물론 경기운영도 지난해 56경기에서 16홀드로 신인상을 받았을 때보다 더욱 원숙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초반 어깨에 가벼운 통증을 느껴 재활군에 포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전향을 미뤘다. 그래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시즌 내내 꾸준함을 과시했다.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피안타율 0.185, 피OPS(출루율+장타율) 0.530을 기록한 것은 확실한 성장을 증명한다.

정우영의 2021시즌 시선은 불펜에서 최고 자리에 오르는 데 고정돼있다. 시즌 후 일주일만 쉰 뒤 회복훈련을 진행했고, 최근 본격적으로 몸만들기에 돌입하며 빠르게 내년을 준비하는 이유다. 그는 “내년엔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주어진 역할을 다하는 게 첫째다. 개인적으로는 홀드 1위에 도전해보고 싶다. 선발 욕심은 전혀 없다. 보직 변경보다는 주어진 역할에서 최고가 되는 게 먼저”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종 추가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투심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유형이기 때문에 서드 피치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다. 그 역시 체인지업 장착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은 퀵모션을 빠르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구종 추가는 그 다음에 생각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보 전진을 위해 변화를 택했다가 2보 후퇴하는 경우가 많다. 정우영은 자신이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2년간 증명했다. 지금 정우영은 자신의 것을 더욱 날카롭게 갈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