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맛남의 광장’ 이관원 PD “1주년, 제6의 ‘농벤져스’ 시청자 덕분”

입력 2020-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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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 ‘맛남의 광장’ 이관원 PD. 사진제공|SBS

“1년이란 시간이 짧아보여도 치열한 방송가에선 길게만 느껴져요.”

최근 방영 1주년을 맞이한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의 연출자 이관원 PD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겨웠던 올해는 더욱 그랬다.

해외 등 외부 촬영이 많은 여느 프로그램들이 마찬가지였겠지만, ‘맛남의 광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기획의도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비롯한 출연자들이 우리나라 곳곳의 농수산물로 음식을 직접 만들어 휴게소나 기차역 등에서 파는 과정을 담아 시작과 동시에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감염증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얼마 전 프로그램 초기 장면들을 보는데 음식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웃는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불과 8개월 전이었는데 말이에요. 제목에 ‘광장’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으로서 위기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직접 만나는 형식을 포기하는 대신, 더욱 색다르고 다양한 방식을 마련해야만 했습니다.”

SBS 예능 ‘맛남의 광장’ 출연진. 사진제공|SBS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대화했다. 서로 웃고 떠들다가도 벌떡 일어나 즉석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곧장 실행하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생중계 시스템을 도입해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라이브쇼핑’, 야식 메뉴를 선보이는 ‘백야식당’ 코너 등이 탄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남 보성의 쪽파 1000박스를 ‘라이브쇼핑’으로 30초 만에 완판했고, ‘백야식당’으로 보는 맛을 살렸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프로그램을 내놓은 이후로 계속 변화를 시도해왔어요. 최근에는 채널과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시즌제로 진행되는 예능프로그램도 많아지면서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졌죠. 그 사이에서 버티려면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제작진 모두가 다큐멘터리, 교양프로그램을 수시로 챙겨보면서 신선한 요소들을 추가하려고 애썼어요.”

1년을 지난 최근에는 “프로그램이 장수할 수 있겠다”는 확신까지 들었다. “음식 재료도, 포맷도 무궁무진하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PD는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선한 영향력’이 그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맛남의 광장’은 단순한 웃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를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려는 프로그램이에요. 저를 비롯해 모두가 사명감을 가지고 있죠. 농어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가장 많이 고민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덕분에 우리 농수산물의 ‘품귀현상’을 실현해보잔 초기 목표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어요.”

SBS 예능 ‘맛남의 광장’ 이관원 PD. 사진제공|SBS



5%대(닐슨코리아)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양평 무농약 콩나물, 충북 갈색 팽이버섯 등으로 ‘완판 신화’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이 PD는 “백종원 대표를 비롯해 양세형, 김희철, 김동준, 유병재가 뭉친 ‘농벤져스’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가 ‘맏형’으로 중심을 잡고, (김)동준이가 막내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죠. 양세형, 김희철, 유병재 씨가 웃음을 담당하고요. ‘케미스트리’가 완벽하다고 자부합니다. 출연자 문자 단체대화방 울림은 매일 끊이지 않아요. 서로 일거수일투족을 공유하면서 수다를 떨죠. 촬영도 노는 것처럼 해요. 게스트들이 항상 놀라요. ‘촬영하고 있는 거 맞나요?’라면서요. 하하하!”

2012년 SBS에 입사한 이 PD는 2015년 ‘백종원의 3대천왕’으로 만난 백 대표와 ‘백종원의 푸드트럭’ ‘골목식당’을 거쳐 벌써 4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방송이라면 ‘공감’을 기반으로 한 공익성을 가져야한다”는 신념이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백 대표의 마음과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작년 한국방송대상 작품상과 7월 ‘이달의 PD상’ 등을 수상하는 등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어떤 PD가 되고 싶냐’는 입사 면접 질문에 ‘내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기분이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그 목표는 여전합니다. 사람들에 공감을 일으키면 선순환이 분명 이루어진다고 믿어요. ‘맛남의 광장’을 통해 시청자들이 ‘착한 소비’에 동참하고 농어촌을 응원하는 걸 보면서 제 목표를 넘어선 경험을 했어요. 연출자로서 뜻 깊은 프로그램일 수밖에 없죠.”

최근에는 우리 농수산물을 ‘K푸드’로서 해외에 알리자는 새 목표도 생겼다. 최근 게스트로 출연한 샤이니 태민, 블랙핑크 지수 등 케이팝 아이돌의 영향력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 PD는 “계속 뻗어가기 위해서는 시청자의 관심이 계속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맛남의 광장’은 또 다른 ‘농벤져스’ 멤버인 시청자가 주축입니다. 참여와 실천이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에요. 예전처럼 많은 분들을 한꺼번에 만나진 못해도, 내년에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오픈 스튜디오 등을 열어 시청자들을 찾아갈 방법도 모색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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