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가수 이승기로 당당해지기 위해 라인업 욕심”

입력 2020-12-1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가수 이승기가 초심으로 돌아갔다. 연기와 예능을 하고, “가수도 해요”라는 겉치레용 앨범이 아닌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앨범을 내놓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정규 7집 ‘더 프로젝트’ 온라인 기자간담회ㅣ곡마다 프로듀싱 차별화한 이유

2017년 제대 후 꾸준히 곡 수집
코로나19에 미루고 미루다가
‘금지된 사랑’ 계기로 앞당겨져
내년 1월이면 17년차 가수인데
‘라이브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
‘시청률의 사나이’ ‘인간 부적’ ‘특전사’ ‘엄친아’ ‘국민 허당’ ‘흥행 보증수표’….

모두 이승기(33)를 가리키는 별칭이다. 고교 1학년생이던 2004년 1월 ‘누난 내 여자니까/너는 내 여자니까’라는 노랫말로 유명한 ‘내 여자라니까’로 데뷔해 지금까지 실패는커녕 그 흔한 슬럼프 한번 겪지 않고 승승장구해왔다. 그는 그럼에도 “며칠 있으면 17년차”가 되는 자신의 ‘본업’을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 아는 이가 많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가수 이승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최근 정규 7집 ‘더 프로젝트’(THE PROJECT)를 발표하고 17일 오후 소속사 유튜브 채널에 나타났다.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2015년 발표한 6집 ‘그리고…’ 이후 5년 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소감 등을 밝혔다.

가수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내 자신에게도 창피하지 않는 앨범”
사실 새 앨범 준비는 오래 전부터 해왔다. 2017년 제대 후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 마음에 맞는 작곡가들과 만나 곡을 수집해왔지만,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시간만 흘려보냈다. 올해 감염병 사태로 신곡 발표는 더 미뤄졌다.

가수의 길을 재촉하는 촉발점은 우연한 기회였다. 7월 SBS ‘집사부일체’에서 선보인 ‘금지된 사랑’ 무대가 화제가 되면서 “복귀가 시급한 가수 1위”라며 이승기의 새 앨범을 바라는 팬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정말 신기했어요. 댓글을 보면서 ‘아! 아직도 가수 이승기를 기다려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앨범을 발표해도 되겠다’는 용기가 생겼죠. 자신감을 실어준 거죠. 사실 마음에 들 때까지 너무나 기약이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었어요. 정말 속이 후련합니다.”

새 앨범에는 지난달 15일 선 공개한 윤종신 작곡 ‘뻔한 남자’를 비롯해 용감한형제와 넬 김종완, 에피톤 프로젝트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데뷔 이후 발표한 ‘숨은 명곡’ 5곡도 리마스터링해 수록했다. 타이틀곡 ‘잘할게’는 중독성 짙은 멜로디의 록발라드 곡으로, ‘히트곡 제조기’로 불리는 용감한형제가 프로듀싱했다.

“(라인업)화려하죠. 이것도 오랜만에 돌아오니까 할 수 있는 거죠! 한 명의 프로듀서와 작업할 수 있었는데, 그건 나중에도 할 수 있잖아요. 욕심을 냈어요. 한 분 한 분의 다른 성격대로 다양한 색깔을 내고 싶었거든요. 30대가 되니까 스스로도 창피하지 않은 앨범이 돼야겠더라고요. 조금 더 진지하며 섬세해지고 싶었어요. 연기도 하고 예능도 하는데 오랜만에 ‘저 가수도 해요’가 아니라 당당하게 가수로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가수 이승기. 사진제공|후크엔터테인먼트


“이승기, 라이브 정말 잘 한다” 평가 받고 싶어
이승기의 보컬이 저마다 특색이 다른 프로듀서와 만나 수록곡의 분위기는 다채로워졌다. 그는 곡을 받은 후 가이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가이드는 가수가 노래를 익힐 수 있도록 다른 가수가 먼저 작업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네 프로듀서의 작업실에서 처음부터 가이드를 ‘떴죠’.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 ‘어? 생각보다 노래를 잘 하는데?’였어요. 군대를 다녀온 후 제 목소리 톤이나 감성의 깊이가 짙어졌다는 말도 해주시더라고요. 그들의 기억 속에서 저는 과거 ‘내 여자라니까’를 부르던 목소리였던 것 같아요. 이들을 시작으로 팬이나 대중에게도 그런 평가를 받고 싶어요. ‘이승기, 라이브 정말 잘 한다’는 얘기요!”

가요계에 ‘김나박이’라는 말이 있다. 남자 톱 보컬가수 중에 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의 성을 따왔다. 이승기는 여기에 자신의 이름을 더해 “김나박이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정말 노래 잘 하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이자 의지이다.

이승기 프로필

▲ 1987년 1월13일생
▲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 석사과정
▲ 2004년 1집 ‘나방의 꿈’으로 데뷔·SBS 가요대전 신인상·MBC 10대가수 가요제 신인상·MBC 방송연예대상 가수부문 특별상
▲ 2007년 KBS 2TV ‘1박2일’·드라마 ‘소문난 칠공주’·KBS 연예대상 최고인기상
▲ 2009년 SBS ‘찬란한 유산’·연예대상 특별기획부문 남자 연기상
▲ 2011년 KBS 연예대상 대상(1박2일)·한류유공자 문화부장관상
▲ 이후 ‘꽃보다 누나’ ‘신서유기’ ‘집사부일체’ 등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