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故김현식, 30년만에 다시 만난 목소리 깊은 울림 전했다

입력 2020-12-17 2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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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AI 음악 프로젝트 Mnet ‘다시 한번’이 레전드 중의 레전드 김현식의 목소리를 복원해 새로운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다시 한번’은 대중들이 그리워하는 아티스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복원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이고자 기획된 프로그램. 지난 방송에서 故 터틀맨의 목소리와 모습을 AI 기술로 복원해 무대를 꾸미며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봄여름가을겨울’,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등 전설적인 명곡을 통해 시대를 노래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가수 김현식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약 30년. ‘다시 한번’은 그의 남아있는 데이터로 그의 목소리를 복원시켜야 했다. AI로 목소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들이 필요했고, ‘네비게이터’ 하하는 먼저 작곡가 김형석과 가수 권인하, 김종진 그리고 홍경민을 만났다.

남다른 감성이 담긴 목소리의 소유자였던 만큼 김현식의 목소리 복원에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음역대에 따른 음색들의 다양한 변화가 가능할지, 가사가 갖는 감정표현이 이루어질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특히, 정형화된 창법을 구사하지 않았던 김현식의 감성이 과연 AI를 통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증은 더해져만 갔다. 하하와 네 뮤지션은 가성과 미성, 탁성을 자유자재로 오갔던 김현식의 목소리를 들으며 선곡 방향을 정해 나갔다.

이어 하하는 김현식의 4집 앨범부터 마지막 앨범까지 프로듀싱한 실력파 명 프로듀서 송홍섭을 찾았다. ‘내 사랑 내 곁에’를 프로듀싱한 송홍섭과 만난 하하는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 절절하게 녹음에 참여한 김현식의 노래를 들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송홍섭 프로듀서가 가지고 있는 그의 목소리가 담긴 릴 테이프까지 확보하는데 이르렀다. 다행이도 릴 테이프의 관리 상태가 매우 양호해 디지털화 시키는 데 무리가 없는 상황. 이렇게 김현식 목소리 복원 작업에 첫 단추를 끼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 저작권자를 만나 악보까지 획득하며 복원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작곡가 김형석과 하하는 김현식의 목소리로 듣고 싶은 노래 30곡 가운데 최종곡을 선정했다. 열띤 토론 끝에 박진영의 ‘너의 뒤에서’가 최종적으로 선곡됐고 김형석의 진두지휘 아래 편곡 작업이 진행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현식의 비주얼 구현이 이루어졌다. 영상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주얼 구현이 어렵게 이어졌다. 더군다나 김현식의 목소리 구현에도 일부 제약이 있었다. 김형석의 아이디어와 거듭되는 회의, 작업과 수정을 반복한 끝에 공연 날짜가 다가왔다.

드디어 시작된 공연에는 故김현식을 위해 헌정 무대도 마련됐다. 김재환과 솔지는 각각 ‘내 사랑 내 곁에’, ‘비처럼 음악처럼’을 노래하며 레전드 선배 가수를 기렸다. 김재환은 “준비를 하면서 많이 걱정됐다. 선배님이 감성이 워낙 좋으시고 제가 닿기에는 너무나 큰 분”이라며 “그래도 이 자리에, 이 무대에 있는 게 너무나 행복했다”며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솔지는 김현식의 목소리 함께 ‘비처럼 음악처럼’의 컬레버레이션을 선보이며 좌중을 감동시켰다.

그리고 드디어 AI로 복원한 김현식의 ‘너의 뒤에서’ 무대가 펼쳐졌다. 마치 라이브로 노래를 듣는 듯 AI 음성 합성 기술로 복원된 그의 목소리에 그의 가족들과 동료, 후배들은 이목을 집중했다. 특히 하모니카 연주와 함께 등장한 그의 모습은 객석에 자리한 모두의 눈시울을 적시며 깊은 감동과 여운을 선사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중심에서 이끌었던 김형석 작곡가는 “위대한 아티스트와 동시대에 살았다는 것이 고맙고 좋은 기회 덕분에 마치 형님과 함께 작업한 기분”이라며 “너무 감사한 일이었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함께 자리한 가족들은 “너무나 좋은 무대를 만들어 주시고 형의 모습을 재현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감동을 전했다.

누구보다 음악에 진심이었고, 노래를 사랑했던 故김현식과 故터틀맨의 모습을 복원하며 한국 음악사에 유의미한 시도를 해낸 Mnet ‘다시 한번'. 기술의 힘을 빌려 만날 수 있었던 뮤지션들의 모습에 그들의 음악을 사랑한 대중에게도 다시 한번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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