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홍진영 사과, 논문 표절에 활동 중단

입력 2020-12-19 19: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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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홍진영 사과, 논문 표절에 활동 중단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논문 표절을 인정했다.
홍진영은 18일 "이미 많이 늦었고 돌이킬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 펜을 들었다"라며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너무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때까지도 저는 욕심을 못 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라며 "그래서 '교수님이 문제없다고 했는데',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 하는 식으로 내 자신을 합리화하기 급급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논란이 불거진 직후 표절을 부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학위를 반납하면 그냥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다"라며 "잘못하면 제대로 사과하고 혼이 나야 하는데 나는 반성 대신 변명하는 데만 급급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다.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도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다. 죄송하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라고 거듭 사과, "앞으로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미 있고 좋은 일들을 해가며 받았던 사랑을 갚아 나가겠다"라고 활동 중단을 공식화했다.


지난 15일 조선대학교에 따르면 대학연구윤리원 산하 연구진실성위원회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을 표절로 잠정결론 내렸다. 대학원위원회는 23일 표절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표절로 결론이 나면 홍진영의 석박사 학위는 자동 취소된다.

홍진영의 논문 표절 의혹은 지난 11월 불거졌다. 한 매체는 제보자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홍진영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홍진영 석사 논문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에서 표절률 74%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표절률 15~25%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비하면 홍진영 논문 표절률은 현저히 높다.

홍진영을 가르쳤던 조선대 전 무역학과 교수 A씨는 해당 매체를 통해 '부끄럽다. 지금이라도 양심을 걸고 밝히고 싶다.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률 74%는 사실이 아니다. 표절률이 99.9%다'라며 '학교에서 홍진영을 본 적이 거의 없으며 석사 논문과 박사 논문 모두 가짜'라고 주장, '홍진영의 부친이 같은 학교 교수라 입김이 작용했다'라고 폭로했다.

당시 홍진영의 해명은 공분을 샀다. 소속사는 “홍진영이 석사 논문 심사를 받았던 때는 2009년의 일로,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 통과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반박, "카피킬러 시스템은 2015년부터 대학에서 의무적으로 사용했으며 50퍼센트가 넘는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시작된 제도다. 해당 시스템이 없었던 2009년 심사된 논문을 검사 시 표절률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홍진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정과 사과보다는 현재와는 다른 시스템을 탓하고 '열심히 산 죄'라는 식의 심경글을 게재해 부정적인 여론을 키웠다. 특히 꺼내든 카드인 '논문 반납'은 가수인 홍진영 커리어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비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방송가는 홍진영 지우기에 나섰다.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 측은 홍진영의 하차를 공식화했고 SBS '미운우리새끼'는 11월29일 방송부터 홍진영 자매를 등장시키지 않았다. 여기에 홍진영 본인까지 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사실상 방송가에서 퇴출된 상황이다.
● 다음은 홍진영 글 전문

안녕하세요, 홍진영입니다.

이미 많이 늦었고 돌이킬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신곡으로 컴백하는 날 논문 표절 기사가 터졌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말 너무 겁이 났고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욕심을 못 버렸던 것 같습니다.. 표절이라고 인정하는 순간 다시는 무대에 오를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님이 문제없다고 했는데', '학위로 강의할 것도 아닌데' 하는 식으로 제 자신을 합리화하기 급급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으로 비춰질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제가 학위를 반납하면 그냥 넘어가 주시지 않을까, 혹시 그만 용서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관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어쩌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잘못하면 제대로 사과하고 혼이 나야 하는데 저는 반성 대신 변명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성숙하지 못했고 어른답지도 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조선대학교 측의 표절 잠정 결론을 받아들이고 가슴 깊이 뉘우치겠습니다. 지금도 밤낮없이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께도 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가진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앞으로 조용히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의미 있고 좋은 일들을 해가며 제가 받았던 사랑을 갚아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홍진영 올림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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