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왼쪽)와 아들 찰리 우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20명이 가족과 짝을 이뤄 출전한 이벤트 대회. 각자 티샷을 날리고 두 개의 볼 중 좋은 위치에 있는 볼을 선택한 뒤 두 명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플레이를 이어가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펼쳐졌다. 우승은 아버지와 함께 출전해 25언더파를 친 저스틴 토마스(미국) 부자에게 돌아갔지만 이번에도 스포트라이트는 ‘팀 우주’의 몫이었다.
첫 날 3번(파5) 홀에서 홀로 이글을 완성해 주변의 탄성을 자아냈던 찰리는 우즈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빨간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나온 2라운드에서도 빼어난 실력과 아빠와 똑닮은 플레이 스타일로 또 한번 화제가 됐다. 10번(파4) 홀에선 2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뒤 아빠처럼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찰리가 짧은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아들과 ‘주먹 인사’를 나눈 아빠는 찰리를 품에 꼭 안으며 ‘아들 바보’의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 얼 우즈의 손에 이끌려 골프에 입문해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을 입증했던 우즈는 “아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평생 간직할 추억이 생겼다”며 “찰리가 자랑스럽다. 아직 11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라운드에서 우즈 부자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데이비드 듀발(미국)은 “찰리는 기본기가 좋았다. 경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비거리도 길었다”며 “어린아이치고 훌륭했다. 본인이 노력하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