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사진제공 | 전북 현대
K리그1(1부) 4연패, 리그 최다인 통산 8회 우승을 달성한 전북 현대는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구단 역사상 가장 화려한 르네상스를 일군 최강희 전 감독(상하이 선화), 첫 ‘더블(2관왕)’을 안긴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포르투갈)을 모두 보좌했던 ‘준비된 사령탑’ 김상식 신임 감독(44)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상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선수로, 이듬해 여름부터 올해까지 코치로 ‘녹색군단’의 폭풍진군을 함께한 김 신임 감독은 공식 취임 하루 뒤인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원격 기자회견을 갖고 “흥과 멋이 가득한, ‘화공(화려한 공격) 축구’를 펼쳐내겠다”며 주먹을 쥐어 보였다. 자신만만한 그의 취임사를 키워드로 정리했다.
우승 DNA
“전북에는 우승할 수 있는 DNA가 있다. 항상 우승을 꿈꾸며 달려간다. 이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김 감독이 전북의 일원이 된 2009년을 기점으로 전북은 계속 성장했다. 우승을 넘볼 수 없는 팀에서 당연히 우승해야 하는 팀이 됐다. 그렇게 조금씩 쌓인 힘이 큰 경기에서 엄청난 결과를 불러왔다. 특히 엄청난 투자를 단행해 트로피에 욕심 낸 울산 현대를 올해 정규리그에서 3차례에 이어 FA컵 결승에서도 제압해 뜨거워야 할 ‘라이벌 구도’를 다소 싱겁게 만들었다. 물론 예상치 못한 패배도 맛봤지만, 전북은 무조건 잡아야 할 승부처에선 거의 미끄러지지 않았다.
화공
“화끈하고 화려한 공격 축구를 보여드리겠다. 더욱 많은 골로 팬들을 열광시키겠다.”전북의 고유 팀 컬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최근 2년간 3개의 트로피(리그 2회·FA컵 1회)를 수집한 모라이스 전 감독이 뒷문의 안정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가는 축구를 강조하면서 다소 퇴색되기도 했으나, 전북의 전공 분야는 공격이다. 1골 내주면 2골, 2골 내주면 3골 이상 뽑는 막강 화력이 강점이었다. 표현은 다를지언정 김 감독은 공격 축구의 확실한 부활을 약속했다. 전북 팬들의 바람대로 질 때 지더라도 과감하게 싸운 뒤 당당히 결과를 받아드는 축구를 다짐했다.
변화
“우린 선수가 몇몇 빠지더라도 흔들리지 않는다. 모두가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렇게 더 좋은 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전북은 낯선 환경을 맞는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은퇴)이 없는 시즌이다. 김 감독과 함께 전북 유니폼을 입었던 이동국은 특별한 존재였다. ‘중심 없는’ 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러나 김 감독은 ‘특정인’ 대신 ‘모두’에 주목했다. 고참부터 막내까지 모두가 중심 자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팀 전북’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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