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먼발치서 지켜보던 팀으로! KT 권동진, 벌써 꿈꾸는 ‘유한준-박경수’

입력 2020-12-23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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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프로 유니폼을 받고 이제 막 두 달이 지났으니 설렘은 여전하다.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흠모했던 팀이라 감격은 더욱 크다. 이루고 싶은 원대한 목표는 한두 개가 아니다. 아직은 모든 게 불투명하지만 시선만큼은 팀의 전설에 단단히 고정돼있다. 권동진(22·KT 위즈)은 유한준(39)과 박경수(36)가 걸어온 길의 초입에 발을 디뎠다.



권동진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과감한 대졸신인 상위픽. 2018년 대학야구 U리그에서 최우수선수 및 타격상을 휩쓸며 원광대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고, 지명 이전부터 상위 라운드에서 이름이 불릴 것으로 여겨졌던 자원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뚜껑을 열지 않았지만 기대는 충만하다. 11월 익산 마무리캠프에서 권동진을 처음 본 이강철 감독은 “대형 내야수의 자질이 보인다”고 엄지를 세웠다. 타격과 유격수 수비 모두 기본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지명 당시 내년 1군에서 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허언이 아니었다.

권동진의 모교인 원광대는 KT 2군이 있는 익산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져있다. 때문에 KT 2군과 원광대는 연습경기를 자주 치르는 등 교류가 잦았다. 권동진도 익산야구장 3루 덕아웃에서 KT 2군을 보며 프로에 대한 욕심을 키웠다.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3루와 1루 덕아웃 사이를 오갔으니 동기부여도 충분하다. 이 감독과 함께한 마무리캠프는 권동진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령탑의 칭찬 한마디에 뛴 가슴은 12월에도 구슬땀을 흘리는 원동력이다.

권동진은 “고교나 대학야구는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다소 있다. 하지만 마무리캠프를 치러보니 옆에 있는 모두가 야구를 잘한다. 더 열심히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정이 가던 KT 유니폼을 입게 됐으니 기쁜 만큼 책임감도 든다”고 밝혔다.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장점 극대화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권동진은 “꾸준함, 그리고 콘택트 능력은 자신이 있다. 성적에 기복이 많지 않았다”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격수와 3루 수비가 익숙하다. 주루도 ‘못 뛴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롤 모델을 묻자 유한준과 박경수의 이름이 나왔다. KT에 지명됐기 때문에 던진 립 서비스는 아니었다. 권동진은 “오랜 기간 선수생활을 한 대선배들이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별다른 논란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신 분들”이라며 “야구장 안에서의 리더십은 물론 밖에서의 인성까지 닮고 싶다”고 밝혔다.

드래프트 직전까지 내심 3라운드 이내에 이름이 불리길 소망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1라운드에 지명됐다. 권동진의 프로 첫 걸음은 시작부터 반전이었다.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험난한 길. 그가 그리는 종착지에는 유한준과 박경수가 서있다. 권동진은 당장 2021년부터 이들과 함께하며 모든 것을 흡수하는 자신을 그리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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