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실제 사랑을 쌓은 현빈(왼쪽)과 손예진. 스포츠동아DB
류준열·혜리, 김소연·이상우, 지성·이보영…
손예진과 현빈은 2019년 말부터 방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군 장교와 남한의 재벌가 상속녀 역할을 맡아 애틋한 로맨스의 이야기를 펼쳤다. 대체로 한 편의 드라마를 제작·방영하는 데에 캐스팅부터 종영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여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두 사람도 그 기간 함께 호흡을 맞췄다.
2015년 tvN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과 혜리도 대표적인 드라마 커플로 꼽힌다. 두 사람은 드라마 이후 사랑을 쌓아오고 있다. 최근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시청자 시선을 모은 김소연도 2016년 MBC ‘가화만사성’을 통해 이상우를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2010년 MBC ‘인연만들기’의 유진·기태영, 2004년 SBS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의 지성·이보영 등도 있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안고 교제하지만 끝내 결별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
“사랑 연기의 과정이 교감의 통로”
방송가에서는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본다. 4일 한 드라마 관계자는 “아무래도 짧지 않은 시간 호흡을 맞추다 보면 함께 대화할 기회도 많아진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 좀 더 깊이 알게 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자라는 공통의 직업적 고충도 함께 나누면서 호감을 쌓아간다”고 덧붙였다.특히 앞서 언급한 스타들처럼 극중 멜로 연기로 감정이 더욱 깊어진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소연은 이상우와 결혼을 앞두고 “드라마 촬영 중반부터 서로에 대한 감정이 남다르다는 걸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부분 스타 커플들이 자신들의 상황을 고백하지 않으려 한다. 스태프와 동료 연기자 등 제작현장의 많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연으로서 현장 분위기를 망칠 수 없다는 책임감도 작용한다. 김소연은 “제작현장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도 안 되었다”고 돌이켰다.
그만큼 드라마 현장은 남녀 주인공 커플의 모습이 ‘실제가 아니냐’는 시선을 끊임없이 자아낸다. ‘보는 눈’이 많은 탓이다. 그럼에도 드라마 커플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는 속담이 틀리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