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 간 원망에 나와 엄마에 분풀이”
“용서할 준비 안 돼”
방송인 최홍림이 30년간 의절한 형을 마주한 심경을 털어놨다.

6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최홍림과 형의 눈맞춤 장면이 공개됐다. 눈맞춤 신청자로 등장한 최홍림 누나는 “옛날에 오빠는 밖에 나가서 돈이 없으면 집에 들어왔고, 오기만 하면 형제들을 그렇게 때렸다. 특히 10살이나 어렸던 홍림이는 정말 공포스러웠을 것”이라고 눈맞춤을 신청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최홍림은 어릴 적부터 친형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으며, 형에게 맞아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또 형의 행패로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며 신장 이식을 약속한 후 잠적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친형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지만, 결국 화해는 성사되지 않았다.

최홍림은 눈맞춤방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우려를 샀다. 그는 7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많이 괜찮아졌다”고 안부를 전했다.

최홍림은 “한 달 전 촬영을 한 거라 많이 괜찮아졌다. 근데 방송은 안 봤다. 감정이 다시 올라올 거 같았다. 방송 촬영할 때 너무 힘들었다. 방송이라고 생각하고 눈맞춤을 한 게 아니어서 감정이 주체가 안 됐다”고 털어놨다.

형의 출연 사실은 촬영 당일 알았다고. 최홍림은 “형 출연 사실을 몰랐다. 처음에 나와 누나에게 섭외 요청이 들어와서 계속 거절했다. 자주 보는 사이라 할 이야기도 없고 시청자들에게 감흥도 없을 것 같았다”며 “거절을 하면서 ‘우리 형이 나와야 사람들이 보지’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형 섭외가 되면 출연하겠냐’고 묻더라. 섭외가 안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촬영 날 가보니 형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촬영 전 두 시간 정도를 대기했는데 아무렇지 않았다. 근데 시작하니 감정이 북받쳤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힘들었다. 눈맞춤 방문을 열려고 할 때 못 들어가겠다고 했다. 촬영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잘 안난다”고 말했다.

감정이 과해져 한 차례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고. 최홍림은 “욕도 많이 하고 심한 말을 많이 했다. 그러다가 쓰러질 거 같았다. ‘죽을 것 같다’고 말하고 촬영을 중단했다. 대기실로 이동하는데 바지가 다 젖었더라. 형이 너무 무서워서 긴장을 했다”고 고백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형이 무릎을 꿇었을 때를 꼽았다. 최홍림은 “용서할 준비가 안 돼서 ‘어떡하지?’ 싶었다. 내가 용서를 안 하면 시청자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걱정됐다. 하지만 용서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방송이 나간 후 최홍림은 형이 자신과 엄마를 괴롭히게 된 이유를 알게 됐지만 아직 마음의 응어리는 지울 수 없었다. 그는 “누나들한테 형이 나에게 왜 그랬는지를 들었다. 형이 사고를 많이 치니까 엄마가 소년원에 보냈더라. 거기서 너무 많이 맞아서 엄마한테 원망이 생기고 분풀이를 한 거다”라며 “가슴은 아프지만 이해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끝으로 최홍림은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에게 “어려운 형제 사이라면 서로 멀리 안 보고 기도하는 게 좋을 거 같다. 화해하려고 노력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