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ㅣ울산현대
무엇보다 변화의 폭이 크다. 울산은 이번 겨울 과감한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핵심은 ‘군살 정리’다. 포지션이 중복되는 자원들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들과 이별했다. 중앙수비수 윤영선, 정동호, 박주호, 신진호, 김태환, 김인성, 이근호 등 고참 다수가 전열을 이탈했거나 떠날 예정이다. 또 창춘 야타이(중국) 이적이 임박한 브라질 골잡이 주니오와 비욘존슨도 결별을 앞뒀다.
‘다용도 공격수’ 이동경과 중앙 미드필더 원두재, 윙어 이청용, 골키퍼 조현우 등 일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베스트11의 대부분이 바뀌는 셈이다. 홍 감독은 “팀을 다시 만드는 작업은 정말 중요하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고민이 있다. ‘새판짜기’에 꼭 필요한 시간이 부족하다. 울산은 ACL 우승팀 자격으로 2월 1일부터 11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격한다. 각 대륙 챔피언들이 경쟁할 이 대회에는 바이에른 뮌헨(독일)도 출전한다.
이에 앞서 이달 말까지 울산은 통영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나 컨디션을 적정선으로 끌어올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 상태만 보면 클럽월드컵을 해외 전지훈련처럼 활용해야 할 판이다.
그렇다고 클럽 최고의 대회를 허투루 치를 수 없는 노릇이다. 상금도 매력적이지만 K리그와 구단의 명예도 걸려 있다. 참가에 의미를 두기보단 어느 정도는 합리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적지 않다. 터무니없는 성적을 거두면 비난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누적될 피로도 걱정스럽다. 클럽월드컵을 다녀온 뒤 선수단은 자가격리가 불가피하다. 방역 당국의 배려가 없으면 팀 훈련조차 불가능하다. 홍 감독이 “(격리기간 단축 등) 행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