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브레이크] 회계법인이 나선 전자랜드 매각…제대로 된 구단의 가치 드러날까

입력 2021-01-19 16: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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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사진제공|KBL

KBL은 18일 “인천 전자랜드 농구단의 효율적 매각을 위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스포츠비즈니스 그룹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입찰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종전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했던 매각방식과 다르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 많은 대상이 접근할 수 있게 해 최적의 매수자를 찾겠다는 의도에서다.

정확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기 위해선 전자랜드 구단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실사작업이 우선 진행돼야 한다. 전자랜드 구단의 실질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구단의 가치는 유형자산과 무형자산를 합산한다.

구단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느냐가 중요하다. 실제 겉으로 드러나는 구단의 유형자산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전자랜드는 별도의 훈련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경기장도 인천시에서 대관해 활용하고 있다. 유형 자산으로 잡힐 만한 부분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구단이 선수단 훈련을 위해 구비해놓은 장비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수단 구성원을 구단의 자산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선수들은 계약기간에 따라 변동성이 있는 만큼 자산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스포츠마케팅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단, 선수단이 타 구단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기회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매각 시 장점으로 부각될 순 있다. 쉽게 말해 구단을 인수한 뒤 우승권에 접근하기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이 줄어들 수 있어 매수자의 구미를 당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자랜드의 현 전력이 괜찮다는 점은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다.

외국 프로구단 매각이나 인수 사례를 국내 구단과 비교하기에는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무리가 따른다. 외국 프로구단 대부분은 주식회사 또는 별도의 법인이다. 또 훈련장, 경기장 등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구단의 수입도 다각화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천문학적 매각대금이 설정되고, 인수 직후 곧바로 흑자경영도 가능하다. 반면 국내 프로스포츠는 태생적으로 다른 환경에 놓여있다. 스포츠를 산업으로 놓고 봤을 때 국내서 가장 활발한 프로야구도 모기업의 지원금이나 관계사들의 광고계약에 기대는 실정이다.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모기업이나 관계사를 통한 수익을 제외하고, 영업이익만으로 흑자경영이 가능한 프로구단이 국내에는 한 곳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자랜드의 실질적 가치는 얼마일까. 일이 잘 풀려 매각이 이뤄진다면 매각대금은 얼마로 설정될까. 프로농구 관계자들뿐 아니라 프로스포츠계가 이번 매각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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