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부른 노래에 “김광석이 돌아왔다” 감탄

입력 2021-02-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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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를 전면에 내세운 SBS 5부작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사진제공|SBS

SBS 신년특집 5부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화제

故 김광석·프레디 머큐리 등
세상 떠난 가수 목소리 부활
가수 옥주현과 가창력 대결도
AI골퍼 엘드릭은 박세리 꺾어
놀라운 AI 기술…시청률 5%대
# 2016년 3월9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바둑판 앞에 앉은 이세돌 9단이 돌을 던졌다. 장고 끝, 패배의 선택이었다.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펼친 5번기 첫 대국이었다. 인간은 ‘AI(인공지능)’과 벌인 대결에서 1승 4패의 쓰라림을 삼켰다. 세상은 충격의 탄성을 내질렀다.

# 2021년 1월30일 밤. 박세리가 나섰다. AI골퍼 엘드릭과 대결했다. 박세리는 LPGA 통산 25회 우승을 자랑하며 ‘골프 여제’라 불려왔다. 하지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00야드의 파워와 2016년 미국 PGA 피닉스 오픈(16번 홀) 홀인원 등 정확함을 과시하는 엘드릭에게는 역부족이었을까. AI는 또 한 번 인간과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세돌의 패배가 안겨준 충격 속에 ‘딥러닝’ ‘알고리즘’ 등 생소한 개념으로 다가왔던 AI가 어느새 안방극장에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AI와 관련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로그램이 잇달아 시청자 화제 속에 방송 중이다. 과학기술의 발전 앞에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인간만의 직관? AI가 넘본다
SBS가 1월29일과 30일 밤 방송한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이 최고 5.1%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했다. 박세리와 엘드릭 뿐 아니라 가수 옥주현과 AI의 가창 대결을 비롯해 고 김광석과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되살려내 시선을 끌었다. 5부작인 프로그램은 향후 인간과 AI의 프로파일링·주식 투자 대결 등을 예고했다.

엠넷도 지난해 말 김광석을 비롯해 김현식, 신해철, 그룹 거북이의 터틀맨 등 이미 세상을 떠난 가수들의 무대를 다시 꾸몄다. ‘에이아이(AI) 음악 프로젝트:다시 한번’으로, 고인들의 목소리는 물론 바이브레이션 등 미세한 기량까지 재현해 시청자 탄성을 자아냈다.

고인들의 음성 등 생전 자료를 합성하고 이를 실재와 최대한 유사점을 찾아내는 과정을 반복 학습한 AI의 힘이다. 인간만의 직관적 영역으로 인식돼온 예술분야에까지 AI의 기술력이 스며든 셈이다.

“다시,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이제는 음원과 음반, 과거 영상으로만 듣고 볼 수 있었던 이들의 노래와 모습이 AI 기술력을 통해 실제 무대에서 듣고 보는 듯한 생생함을 전달하며 많은 시청자가 탄복했다.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의 시청자가 프로그램 게시판에 “정말 김광석 님이 돌아오신 것만 같고 대단했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먼데이키즈 김민수 님 목소리도 부탁한다”는 글을 남기는 등 호평을 냈다.

또 다른 시청자는 “2016년 이세돌이 알파고에 무너진 것만큼 가슴이 아프고 두렵고 또 설렌다”는 시청 소감을 남겼다. 진행자 전현무는 “엘드릭은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자신을 복제한 AI를 보며 복기하고 슬럼프를 극복하려는 교육용이다”며 ‘인간과 대결’에만 초점을 맞춰 보지 말아줄 것을 권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AI가 안방극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제기되는 다양한 우려를 제작진도 의식한 셈이다. 물리학자인 김상욱 경희대 교수는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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