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넘어선 형제애’ 넘어진 동생 허훈을 보며 발걸음을 멈춘 형 허웅

입력 2021-02-01 2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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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원주 DB와 부산 KT 경기에서 KT 허훈이 부당을 당해 코트에 누워있다. 원주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허웅(28·원주 DB)과 허훈(26·부산 KT)은 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형제 대결을 펼쳤다.

둘은 1쿼터에 제대로 격돌한다. 두 팀은 나란히 가드 1명을 기용하는 장신 라인업을 선택했다. DB는 허웅, KT는 허훈이 코트를 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다보니 둘은 계속 부딪혀야 했다. 허웅은 자신의 공격보다 동료들의 찬스를 먼저 살폈다. 4점·3어시시트를 올렸다. 허훈은 스타일대로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2점·2어시스트에 머물렀다. 필드골을 5개 시도해 단 1개만 성공시켰다. 경기 내내 두 형제는 계속 코트 위에서 경쟁해야 했다. 허웅은 16점으로 팀 승리를 주도했다. 허훈은 17점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원주 DB 허웅과 부산 KT 허훈. 사진제공|KBL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에는 진한 형제애가 발휘됐다. 허훈은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공격을 시도하다 허벅지를 잡고 쓰러졌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을 다친 듯 했다. 그런 사이 KT의 실책으로 DB가 공격권을 가져갔다. 수비에서 공격코트로 재빠르게 넘어가야 했지만 허웅은 통증을 호소하는 동생을 바라보며 주춤했다. 경기가 펼쳐지는 만큼 동생을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던 허웅은 공격코트로 넘어갔다. KT의 파울로 경기가 금방 끊어졌고, 허웅은 재빠르게 동생에게 다가갔다.

허웅은 경기를 마친 뒤 “경기가 박빙이었다면 그러지 않을 텐데 어느 정도 점수차도 있고, 경기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아서 아파하는 훈이를 보면서 주춤했던 것 같다”라며 “경기 종료 후 잠시 만났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큰 부상이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한숨을 돌렸다. 그는 “훈이가 다치지 말고 앞으로도 경기를 잘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원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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