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리포트] “신뢰와 희생” 김원형이 낙점한 ‘캡틴’ 이재원의 품격

입력 2021-02-02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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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마트에 인수된 SK 와이번스의 2021시즌 주장은 이재원(33)이다. 이미 2차례(2018~2019년) 주장을 맡았던 그가 2년만에 다시 완장을 차게 된 것이다.

이재원은 2020시즌 부상과 부진 탓에 80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0.185(222타수 41안타), 2홈런, 21타점, 출루율 0.266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성실함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재원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였다. 어느 때보다 부활의 의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선뜻 주장직을 수락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그라나 김원형 SK 감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재원을 캡틴으로 낙점했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신뢰가 쌓였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 만한 힘이 있다. 내가 봐온 (이)재원이는 희생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선수고, 실력도 있다.” 김 감독의 말 마디마디에 확고한 믿음이 느껴졌다.



주장으로서 무거운 첫발을 뗐다. 1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공원야구장에서 시작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신세계그룹 관계자들과 미팅 자리에 김 감독과 동석했다. 신세계그룹 체제의 초대 주장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돼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이재원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SK 유니폼을 입었는데 감회가 새롭다. (구단이 인수돼) 한 달 후면 SK 유니폼을 입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도 있다”면서도 “선수들이 혼란을 느끼기도 했지만, 새로운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했다. 부상 없이 독하게 야구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역할에 어려움을 느낄 이유는 없다. 이재원이 완장을 찼던 2년(2018~2019년) 동안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2018년), 정규시즌 2위(2019년)를 차지했던 좋은 기억도 있다. 그는 “주장을 맡은 게 3번째”라며 “선수들의 고충을 다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현시점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SK만의 문화는 좋은 방향으로 유지하고 싶다. 선수들이 2020시즌(9위)의 아쉬움을 떨쳐내고자 서로 도우려 하고 돌파구를 찾으려 하니 주장 입장에선 고마울 따름”이라고 희망을 노래했다.

서귀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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