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송중기 “삶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자포자기 상태로 첫 촬영”

입력 2021-02-02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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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자기 상태였다.”

2019년 7월 결혼 20개월 만에 이혼한 아픔의 여진이었을까. 송중기는 직후 영화 ‘승리호’에 탑승했지만 “자포자기”의 심정이었다. 극중 캐릭터에만 몰입해야 했다. 200억 원대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 주연으로서 책임감도 버릴 수 없었다. 더욱이 광활한 우주를 배경 삼은, 한국 첫 S블록버스터물이 아닌가. 그 옆에서 김태리 등 동료들이 우뚝 자리를 지켜주었다.



‘승리호’의 두 주연이 유해진·진선규·연출자 조성희 감독 등과 함께 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 카메라 앞에 나섰다. 이들은 “국가대표가 된 느낌”의 부담감을 애써 지워내면서도 일종의 ‘사명감’으로 무대에 나섰다는 듯 출사표를 던졌다. 5일 오후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전 세계에 공개하기 직전 긴장감이기도 했다.

영화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 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우주해적단 출신 리더이자 선장인 김태리가 이끄는 승리호에서 송중기는 조종사 역할을 연기했다. 그는 극중 캐릭터가 “삶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자포자기의 상태로, 촬영 때 제 마음과 비슷했다”면서 “촬영을 하며 오합지졸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사랑스런 크루들을 만나 삶의 끈을 부여잡고 용기와 의지를 얻는 인물”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김태리는 “한국적인 SF영화의 시작점에서 다 같이 힘을 합쳐 만든 작품”에 뿌듯해하며 화답했다.



그렇게 부여한, 한국 SF블록버스터의 시작이라는 상징성은 기대감을 주었다. 송중기는 “조 감독이 국가대표 같은 느낌을 가졌을지 모른다”면서 자신은 “설렌다. 마치 어린아이가 되어 신나는 모험을 떠나는 느낌이었다”고 돌이켰다. 김태리는 “할리우드 SF영화에 길들여지고 익숙하지만, 한국적 SF가 어떤 모습일지 잘 보여준다”고 자부했다.

기대와 자부는 감독의 노력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2012년 주연작 ‘늑대소년’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추기 전 ‘승리호’ 기획을 알고 있었다는 송중기는 조 감독이 “시나리오를 주면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감독이)항상 꼬질꼬질한 캐릭터를 주지만, 내면은 순수하고 맑은 캐릭터이다”고 말했다. 이런 그에게 감독은 “마음으로 의지”했다고 고백했다. 김태리도 “전형성을 벗어난 캐릭터”에 대한 감독의 확고한 생각에 신뢰를 보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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