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NC V1 ‘언성 히어로’가 세상 모든 비주류에게…“자부심 갖자”

입력 2021-02-0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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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2021 스프링캠프가 열렸다. NC 불펜포수 안다훈. 스포츠동아DB

흔히 아마추어 야구선수의 프로 입단을 ‘바늘구멍 통과’로 비유한다. 프로 입단을 기준으로 취업률이 10% 남짓이니 과한 표현은 아니다. 하지만 그 10%의 힘만으로 팀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절대 소수의 스타들을 뒷받침하며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있는 이들의 역할이 필수다. 안다훈 NC 다이노스 불펜포수(28)는 ‘V1’의 ‘언성 히어로’ 중 한 명이다.

홍보팀 직원이 뜬눈으로 밤 샌 이유
이번 겨울 KBO리그 선수들의 방송 출연이 유독 잦았다.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초대장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안다훈 매니저의 출연은 유독 특별했다. 안 매니저는 언성 히어로를 주제로 한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불펜포수로서의 고충, 그리고 NC 우승의 자부심을 전했다. 야구팬들은 물론 다른 시청자들도 안 매니저의 진심에 박수를 보냈다.

안다훈 매니저는 원주고~홍익대를 거치며 프로의 꿈을 꿨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야구가 너무 미웠다. 한 달 가까이 홍대 야구부를 떠나기도 했다. 이때 그를 잡아준 이가 부모님과 장채근 홍익대 감독이었다. 이들의 힘 덕에 안 매니저도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다만 선수가 아닌 불펜포수 역할이었다.

불펜포수라는 이름만 보면 주 업무는 간단할 것 같다. 당연히 투수들이 몸을 풀 때 공을 받아주는 게 주 업무다. 다만 선수가 루틴에 따라 새벽부터 투구하길 원한다면 졸린 눈을 비비고 그라운드에 나와야 한다. 이밖에도 그라운드 안팎의 크고 작은 일은 모두 책임진다. 비가 오면 그라운드 키퍼와 함께 그라운드를 정비하고, 장비를 숙소에 두고 온 선수가 있으면 이를 챙겨주는 것도 역할이다.

안 매니저는 소관 밖의 업무도 푸념 없이 해내며 선수단과 프런트의 신뢰가 높다. 구창모, 송명기 등 지난해 NC 우승을 함께 한 젊은 투수들은 경기 중 이닝 사이마다 안 매니저에게 자신의 투구 내용을 물어볼 정도다. 안 매니저의 방송 출연이 결정된 뒤 홍보팀 직원들은 밤을 새워가며 그의 영상을 찾았다. 한 컷이라도 멋진 모습을 소개해주기 위해 1년간 촬영한 모든 영상을 돌려갈 정도였다. 안 매니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전부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세상의 중심’ 언성 히어로, 그 자부심에 대하여
육체적,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10개 구단 불펜포수 대부분은 계약직이기 때문에 처우도 좋지 않다. 그러나 안 매니저는 작은 일에도 큰 보람을 느끼며 NC의 일원임을 자랑스러워한다. “(양)의지 형께 특히 감사드린다. 장비도 많이 챙겨주시고, 불펜포수들끼리 회식하라고 사비도 털어주셨다. 또 구단 직원분들이 ‘야구장에서 진짜 고생하는 건 너희다’라고 해주실 때도 뿌듯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사실 야구장 밖의 세상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회는 비주류들의 땀과 헌신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작은 사회인 야구장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언성 히어로로 TV프로그램까지 출연한 그에게, 세상 모든 비주류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도 있지 않나. 본인 직업에 대해서 항상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을 믿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모두에게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다. 나도 그런 순간까지 더 최선을 다하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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