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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박진 않되 매뉴얼은 확실히…류지현 감독이 그리는 카멜레온 LG

입력 2021-02-18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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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류지현 감독(가운데). 스포츠동아DB

LG 류지현 감독(가운데). 스포츠동아DB

“100%가 어디 있겠어요.”

사령탑의 말은 단순히 ‘한마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독이 원칙을 세우면 선수단은 물론 감독 스스로도 그 굴레에 묶이기 일쑤다.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50)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스프링캠프 내내 사소한 것도 못 박지 않고 있다. 매뉴얼은 확실히 세워뒀지만 그 안에서 유연하게 움직일 계획이다. 올 시즌 LG는 카멜레온처럼 변화할 전망이다.

류 감독은 번트를 비롯한 작전 운영, 불펜투수 관리, 심지어 김현수의 1루수 기용 등의 질문에 모두 “100%는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방향성 자체는 팬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현역 시절 ‘꾀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작전 야구에 능했지만, 자신의 색깔을 주입시키진 않겠다는 계획이다. 김현수의 1루 기용도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경기가 연장으로 가고 벤치 선수들을 다 투입했는데 부상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일단 김현수 1루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LG에 맞는 야구를 하고 싶지, 내 야구를 하고 싶진 않다”는 철학이다.

매뉴얼을 확실히 세워뒀으니 돌발변수를 최소화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야수진 운용의 경우 멀티 포지션이 그 대안이다. NC 다이노스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이상호의 경우 전 팀에서 1루수와 2루수를 주로 맡았는데, 류 감독은 유격수 훈련까지 주문했다. 기존 구본혁에 신인 이영빈 등 유격수 뎁스를 두텁게 만들기 위한 복안이다. 코너 내야의 경우 양석환이 1루수와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어 든든하다. 박터지는 외야 경쟁도 김현수, 채은성을 제외하면 홍창기, 이천웅, 이형종 등 모두 중견수와 코너를 소화할 수 있다. 류 감독은 “야수진을 15명으로 꾸린다고 가정했을 때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들을 넣어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멀티 포지션의 가치를 설명했다.

LG는 지난해 144경기에서 99개의 라인업을 사용했다. 최저 KT 위즈(98개)와 비슷했다. 올해는 수비 포지션 정도만 바뀐 다양한 라인업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바꿀 카드가 많을수록 변수에 대처하기 쉽다. 그런 의미에서 LG의 구상은 최근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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