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괴물’ 신하균·여진구표 극강 서스펜스 (종합)

입력 2021-02-20 08: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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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첫 방송부터 강렬한 서스펜스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홀렸다.

JTBC 금토드라마 ‘괴물’이 지난 19일 뜨거운 기대와 관심 속에 첫 방송됐다. 촘촘한 전개 곳곳에 치밀하게 복선을 쌓아가며 심리 추적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였다. 신하균과 여진구의 시너지는 빈틈이 없었다. 서스펜스를 극대화한 섬세한 연출, 한 장면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밀도 높은 대본은 시작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1회 시청률은 전국 4.5%, 수도권 5.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첫 방송은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어둠이 짙게 깔린 갈대밭에서 누군가를 찾던 이동식은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백골 사체 한 구를 발견했다. 손가락의 뼈 한마디가 모두 잘린 기이한 모습에 이동식은 충격에 휩싸였고, 그의 요동치는 눈빛 뒤로 사건의 시작인 20년 전 과거가 그려졌다. 스무 살의 이동식(이도현 분)은 명문대에 다니는 쌍둥이 여동생 이유연(문주연 분)과 비교당하는 게 일상이었다.

라이브 카페에서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던 ‘그날’ 역시 종업원 방주선(김히어라 분)에게 무시를 받고 쫓겨났다.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꾼 사건은 그날 밤 발생했다. 이동식과 실랑이를 벌였던 방주선이 기도하는 기이한 모습으로 갈대밭에 죽어있었고, 이동식의 쌍둥이 여동생 이유연도 손가락 열 마디만 집 마당에 놓인 채 사라졌다.

그날 이후 이동식은 20년 동안 동생 이유연을 찾고 있었다. 집 벽면에 이유연 실종 관련 신문 기사들이 빼곡했고, 도로엔 ‘실종된 우리 유연이 찾아주세요’라는 현수막이 휘날렸다. 그리고 그는 만양 파출소 경찰로 살아가고 있었다. 마을의 잡다한 사건 사고를 도맡던 이동식은 서울에서 내려온 한주원을 파트너이자 상사로 맞게 된다. 한주원은 경찰대 수석이자 차기 경찰청장이 유력한 한기환(최진호 분)의 아들인 엘리트였고, 그의 전임은 만양을 떠들썩하게 했다. 무엇보다 한기환이 20년 전 동생의 실종 사건 수사를 중단한 인물이었기에 이동식은 묘한 경계심을 느꼈다.

한주원 역시 반전이 있었다. 만양에 내려오기 전부터 이동식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 한주원은 20년 전 방주선과 유사한 살인 사건을 쫓고 있었고, 이동식이 바로 과거 방주선 살해·이유연 납치 상해의 용의자였다. 그러나 이동식은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볼수록 의뭉스러운 행보는 한주원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동식과 한주원은 서로를 향한 경계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또다시 가출한 방호철(정재진 분)을 찾아 칠흑 같은 갈대밭을 헤집던 두 사람은 충격적인 장면과 마주했다.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있는 백골 사체, 곱게 포개진 손가락 끝이 절단된 형태는 과거의 참혹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이동식은 충격에 휩싸였고, 한주원은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며 경악했다. 주춤 물러서는 한주원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한 이동식은 그를 몰아붙였다.

이 여자 누구냐는 도발에 한주원은 “백골 사체만 보고 여자인지 어떻게 알지? 내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이유연 씨 경사님이 진짜 안 죽였어요?”라며 오히려 이동식을 파고들었다. 대답 대신 섬뜩한 미소를 짓는 이동식의 그로데스크한 얼굴은 강렬한 서스펜스를 자아내며 미스터리를 고조시켰다. 비밀 많은 이동식과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만양으로 내려온 한주원, 아슬하고 위험한 공조가 막을 올렸다.

‘괴물’은 시작부터 심리 추적 스릴러의 진가를 발휘했다. 속내를 숨기고 탐색전을 벌이는 이동식과 한주원, 얽히고설킨 만양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20년 전 살인 사건을 연상케 하는 백골 사체까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씩 드러내는 전개는 눈 뗄 수 없는 흡인력을 선사했다.

신하균과 여진구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평범한 시골 마을 만양을 들썩이게 하는 똘기 충만한 모습부터 20년 전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는 비밀을 품고 있는 의뭉스러운 면모까지 내밀하게 풀어낸 신하균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극에 빠져들게 했다.

여진구의 변신도 강렬했다. 이방인 한주원의 관찰자적 시선은 심리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사소한 대사 하나, 표정 하나까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들의 심리전은 서스펜스를 극대화했다. 특히, 심장을 조이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서도 웃음을 불어넣는 배우들의 연기 열전도 빛났다. 최대훈, 최성은, 천호진, 최진호, 길해연 등 연기 고수들뿐 아니라 이동식의 20대로 특별출연한 이도현의 열연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20년 전 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발견된 백골 사체는 만양, 그리고 이 사건을 쫓던 이동식과 한주원을 뒤흔든다. 용의자였던 이동식은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았다. 피해자 방주선의 가족에게 사죄하듯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한주원의 추궁에도 “내가 죽였다”라고 맞받아칠 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종된 동생 이유연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과연 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지, 도저히 속내를 알 수 없는 그의 숨겨진 이야기에 호기심이 쏠린다. 발견된 사체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한주원도 의문투성이다. 사체의 반지를 보고 이금화(차청화 분)를 떠올린 한주원. 희대의 연쇄 살인 사건을 쫓아 만양까지 내려온 그의 앞에 나타난 백골 사체의 의미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킨다.

사진=JTBC ‘괴물’ 1회 방송 캡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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