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스톡옵션·간담회 약속… 총수가 나섰다

입력 2021-02-25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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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최태원 회장.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는 네이버·카카오 창업주들

네이버 전년수준 성과급 불만에
이해진 GIO, 직접 해결책 꺼내
카카오, 인사평가제 불만 제기에
김범수 의장, 임직원 의견 듣기로
소속 기업을 향해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2030 MZ세대 직장인들의 움직임에 기업 수장들이 직접 응답하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탄생하고 있다.

디지털을 무기로 명확한 목표와 논리로 무장한 이들의 목소리에 기업 수장들까지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중시한다. 또 스마트폰과 SNS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대기업에서 발생한 성과급 논란의 중심에 이들이 있었다. 시작은 SK하이닉스였다. 2020년 성과급 규모가 공지된 뒤 사내게시판에는 ‘회사의 초과이익배분금(PS) 산정 방식을 공개하라’는 직원들의 글이 올라왔다. 특히 입사 4년차라고 밝힌 한 직원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에게 메일을 보내 ‘PS 산출 방식과 계산법’, ‘영업이익 5조 원을 맞추기 위해 PS를 깎았다는 임원 발언의 진위’, ‘삼성과의 임금 차별로 사기 저하에 대한 해결책’ 등을 물었다.

이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M16 공장 준공식 현장에서 “직원들의 성과급 관련 불만을 알고 있다”며 자신의 연봉을 전부 반납하겠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삼성전자로 이직하겠다”며 계속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문제제기 일주일 만에 PS제도 개선, 자사주 지급, 사내 복지포인트 제공 등 수습책을 이끌어냈다.

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성과급 논란은 이후 삼성전자, SK텔레콤,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으로 확산됐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왼쪽)-김범수 카카오 의장.

네이버·카카오 창업주도 직접 소통

비슷한 상황이 25일에도 이어졌다. 국내 대표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창업주들이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것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그린팩토리 사옥에서 ‘컴패니언 데이’를 열고 직원들이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시총 규모가 큰 상장사로서는 드문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진 GIO는 “그동안 열심히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직원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스톡옵션을 통해 그 가치를 함께 나누게 돼 기쁘다”고 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렸음에도 전년도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고수한다고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이 GIO가 직접 해결책을 들고 나선 것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이날 경기도 판교오피스에서 카카오 임직원들 앞에 섰다. 원래 취지는 사재 기부 방식과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 개진이었지만 최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서 터진 카카오의 인사평가 제도와 관련한 직원들의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 카카오 인사평가 내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는 항목의 응답 결과를 당사자에게 알리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였다. 김 의장은 “직장 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삼가야 하고, 인간에 대한 존엄과 배려에 대해 무시하는 행위는 절대 없어야 한다”며 “카카오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마음가짐과 의지가 있는 회사다.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카카오는 3월 11일 별도 간담회를 열어 인사평가 제도와 관련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디지털 통한 명확한 논리가 장점
그렇다면 2030 MZ세대들의 목소리가 기업에 반영되는 이유는 뭘까. 기성세대와 다른 사고방식과 신념을 내세우며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부터 디지털을 경험한 만큼 노동조합 대신 SNS와 온라인 게시판을 적극 활용해 파급 속도와 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 명확한 논리와 설명으로 오로지 목표 관련 개선에만 집중하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이창민 공공협력원장은 “2030 MZ세대는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주관적인 기준이 반영되는 수행평가 등을 거치면서 평가와 보상의 기준에 대해 민감하다”며 “치열한 입시와 취업 과정을 거치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인식도 높다”고 설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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