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120일 만에 1위가 바뀐 여자부, 이제부터 관전 포인트는

입력 2021-03-01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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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이후 120일간 선두를 달려온 흥국생명이 2위로 내려앉았다. 2월 28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흥국생명의 6라운드에서 GS칼텍스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승점3을 따낸 추격자 GS칼텍스는 흥국생명과 나란히 18승9패 승점53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단 한번도 0-3 패배가 없었던 GS칼텍스는 세트득실률(1.558)에서 흥국생명(1.459)을 제치고 처음 선두로 올라섰다.

V리그 정규리그 순위는 승점으로 정한다. 만일 승점이 같으면 다승~세트득실률~점수득실률~최근 승자 순으로 순위를 매긴다. 학교폭력 스캔들로 팀의 주축인 이재영-다영 자매가 빠져 나간 이후 흥국생명은 1승5패로 하락세지만 GS칼텍스는 4연승이다.

시즌 막판에 접어든 지금 V리그 여자부의 관전포인트는 3개다.
첫 번째는 흥국생명의 선택이다. 마지막까지 선두 경쟁에 뛰어들 수도 지금부터 플레이오프를 대비할 수도 있다. 6일 도로공사, 9일 현대건설을 상대하는 일정이다. 아직은 우승 가능성이 충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박미희 감독은 “순위보다 우리 플레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들쭉날쭉했던 외국인선수 브루나가 차츰 세터와 호흡이 맞아가면서 평균 20득점이 가능한 선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고무적이다.

반면 리시브와 수비 라인은 고민이다. 허리통증의 김미연이 흔들리면서 최근 2경기를 졌다. 무엇보다 리시브에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배구는 받지 못하며 모든 것이 엉클어진다. 리베로 도수빈 박상미도 경쟁 팀보다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세터와의 호흡이 문제겠지만 김연경도 계속 매달려서 때리는 느낌이다. 28일 GS칼텍스 경기 때도 김연경이 마무리하지 못한 공격이 반격으로 이어지면서 두 팀의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체력 탓이라면 봄 배구를 대비해 조절이 필요하다. 여기에 흥국생명의 딜레머가 있다.

1위 경쟁의 최대 변수는 IBK기업은행 라자레바의 허리가 될 듯하다. 지난 27일 도로공사와의 경기 5세트 때 통증으로 교체된 라자레바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해야 한다. 부상이 심각하다면 도로공사와 3위 경쟁을 벌이는 IBK기업은행으로서는 비극이다.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긴 뒤 도로공사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다음 시즌 터키리그 페네르바체와 계약을 앞둔 라자레바는 현재 V리그에서 가장 압도적인 공격수다. 흥국생명이 24일 IBK기업은행과의 6라운드에서 0-3으로 완패당한 것도 라자레바를 막지 못해서였다. 12일 GS칼텍스와의 마지막 경기까지 열심히 할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승점 1차이로 IBK기업은행과 경쟁 중인 도로공사는 6일 흥국생명과의 경기가 중요하다. 3일 KGC인삼공사를 상대하고 사흘 만에 경기를 해 체력이 관건이다. 선수들의 경험이 많아 봄 배구에 올라간다면 가장 위협적인 팀이다. 5,6라운드 라자레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먼저 2세트를 내준 뒤 경기를 뒤집었던 기세가 무섭다. 외국인선수 켈시가 정상궤도에 올라선 만큼 박정아가 어느 정도만 해주면 화력에서는 경쟁 팀에 밀리지 않을 것 같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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