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뷰] 강원도 인제 조교→NC 2021 1호포, “노력은 누구에게도 안 져”

입력 2021-03-04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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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보다 앞선 연습경기.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승패를 가르는 과정은 중요하다. 특히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백업들에게는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받을 기회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김민수(23·NC 다이노스)는 첫 단추를 잘 끼웠다. 2~3일 창원 LG 트윈스와 연습경기에 모두 출장해 7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2일 NC의 올 시즌 첫 실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1-0으로 앞선 2회말 3점포를 때려냈다. 팀의 올 시즌 비공식 첫 홈런이었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배트 스피드가 좋은 선수라 기대를 걸고 있다”고 칭찬했다.

사실 김민수는 2월 NC의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2군 캠프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며 연습경기 돌입 직전인 26일 콜업됐다. 콜업 이튿날인 27일 만난 김민수는 자신의 강점을 소개해달라는 말에 ‘배트 스피드’를 꼽았다. 김민수는 “파워가 엄청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구단의 각종 데이터 측정법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배트 스피드가 빠르다고 들었다. 타구스피드도 최고 160㎞대 중반까지 나왔다. 지난해보다 더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스스로 몸이 뻣뻣하다고 판단해 필라테스를 통해 가동범위를 늘린 결과다. 여기에 이호준 타격코치의 원 포인트 레슨도 한몫했다. 스윙하러 나가는 과정에서 왼 다리가 빠진다는 평을 듣고 교정에 매진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NC 유니폼을 입은 김민수는 2018시즌 도중 현역으로 입대했다. 최근 선수들은 현역 입대에 큰 거부반응이 없지만, 김민수는 강원도 인제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복무했다. 병사들의 24시간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조교로 복무하면 가벼운 웨이트 트레닝도 힘들다. 하지만 김민수는 “간부님들이 야구를 좋아해서 많이 배려해주셨다”며 “입대 전까지만 해도 야구가 힘들고 하기 싫었다. 그러나 군대에서 야구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복귀했다”고 돌아봤다.

전역 후 108번을 달았던 김민수는 올 시즌에 앞서 5번으로 배번을 바꿨다. 등은 가벼워졌지만 책임감은 더 커졌다. 타격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수비 보완에 초점을 맞췄다. 손시헌 수비코치의 특훈을 받으며 점차 자신감도 붙었다. 김민수도 “올 시즌에는 타격보다 수비로 더 인정받고 싶다. ‘많이 늘었다’는 소리를 듣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민수는 유영준 2군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윤수강, 이원재 등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군 캠프에 콜업될 때 “2군에서 보지 말자”는 너스레도 함께였다. 물론 그 결과는 아직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시작은 확실히 좋았다.

창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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