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스마트폰도 ‘반도체 수급전쟁’

입력 2021-03-09 18: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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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반도체 품귀현상에 초비상
빠른 시장 회복으로 수요공급 불일치
3분기까지 차량 반도체 부족 이어져
완성차 업체들, 자동차 생산 차질
모바일AP도 부족…확보 경쟁 치열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은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지며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또 휴대전화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까지 부족 현상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제조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차량 반도체 부족 3분기까지” 전망

반도체 수급 불안은 지난해 말 시작돼 올해 초 본격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였는데,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일어난 것이다. 전기차의 등장과 자율주행 등 자동차의 진화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한 몫을 했다.


반도체 부족으로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포드 등이 잇달아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 공장 3곳의 운영을 중단하고, 한국 부평2공장 생산량을 줄이기도 했다.

미국 텍사스의 한파와 그에 따른 정전은 기름을 부었다. 텍사스 오스틴에는 삼성전자와 NXP 등의 생산시설이 있는데, 가동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그 중 NXP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으로, 특히 오스틴에서 이번 수급불안 사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차량용 MCU(Micro Controller Unit)를 생산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족 때문에 1분기 전 세계에서 자동차 100만 대 가량의 생산이 미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품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영향권 안에 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의 경우 반도체 확보를 위해 직접 뛰고 있지만 수급이 원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관련 대책 논의를 위해 정부와 관련 기업이 머리를 맞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관련 기업들과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발족하고 수급 불안 해결 방안을 찾기로 했다.


“스마트폰까지 확산” 우려

최근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자동차를 넘어 스마트폰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반도체 칩(AP) 부족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들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나선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확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웨이빙 샤오미 부회장은 최근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그냥 모자란 것이 아니라 극심하게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모바일용 반도체 부족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반도체 공급이 이를 따라오지 못해 생긴 문제다. 실제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도 모바일 AP 부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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