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투·포수 빼고 다 되는 롯데 유틸리티맨, 10라운더 반전 꿈꾼다

입력 2021-03-17 1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신용수는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단지 ‘볼 수 있다‘ 정도가 아니라 깔끔한 수비력을 과시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중학생 때까지 투수와 포수를 맡았다. 왜소한 체격 탓에 고교 시절 내야수로 전향했는데, 이젠 아이러니하게 투수와 포수 빼고 모든 포지션이 자신 있다고 말한다. 악바리 근성에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모두 엄지를 세운다. 흔히 근성 가득한 선수는 다소 투박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밀함까지 갖췄다. 신용수(25·롯데 자이언츠)는 지금 10라운더 반전을 꿈꾼다.

동의대를 졸업한 신용수는 2019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전체 98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장의 문을 닫고 프로에 발을 디딘 셈인데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입단 첫해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57경기를 뛰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곧장 1군에 콜업됐다. 2019년 5월 15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하루다.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교체로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는데, 첫 타석부터 홈런을 때려냈다. 데뷔 타석 홈런은 KBO리그 역대 7호 진기록이었다.

지난해는 2군에 주로 머물렀지만 64경기에서 타율 0.333, 5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6을 기록했다. ‘눈야구’가 된다는 장점을 유감없이 과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신용수의 진짜 강점은 ‘멀티 플레이어’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7개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외야수로 분류됐지만 내야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도 내·외야수로 모두 출장하며 안정적인 포구와 강한 어깨를 뽐내는 중이다. 주자로 출루했을 때 상대 내야진을 흔드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신용수는 “장비가방에 언제나 내·외야 글러브 2개를 챙긴다. 내야 네 곳, 외야 세 곳 모두 맡을 수 있다. 포구도 포구인데 특히 어깨가 더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2군에서 중견수와 3루수를 비슷하게 소화했고, 틈틈이 유격수로도 나섰다. 처음에는 내야수비가 불안했는데 계속 소화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돌아봤다.

엔트리는 제한돼있으니 다양한 포지션을 깔끔하게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가치가 높다. 메이저리그(ML)에서도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허문회 감독도 “(신)용수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포지션을 못 박지 않고 점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군 캠프에서 선배들과 보내는 시간은 금과 같다. 손아섭, 전준우, 정훈 등 팀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질문을 건네는 유형이다. 벤치에서도 경기에 집중해 팀 분위기에 보탬이 되는 법부터 루틴 확립까지 모두 선배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배운 내용이다. 신용수도 “원체 높은 선배들이라 다가가기 어렵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고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어린 시절부터 ML을 챙겨봤고, 롤 모델로도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꼽는다. 추신수(SSG 랜더스)의 한국행에 “사진 찍고 사인 받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낼 정도다.

“올해는 감독님, 코치님, 팬들에게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 정말 크게 될 선수라고 소개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ML에 가는 게 꿈이었다. ‘네 수준에 무슨 ML이냐’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원대한 목표를 잡아야 근처까지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명순위는 늦었지만 꿈은 누구보다 크다. 인터뷰 내내 수줍은 기색을 숨기지 못했던 롯데 3년차 유틸리티맨이지만 자신의 목표를 얘기할 땐 눈빛이 달라졌다. 10라운더 반전은 어쩌면 이미 시작됐을지 모른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