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인연과 스토리로 얽힌 서울 & 광주…기성용이 마무리했다

입력 2021-03-18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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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 서울과 광주 FC의 경기에서 서울 기성용이 역전골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상암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21시즌을 앞두고 K리그1(1부) FC서울과 광주FC는 이색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3년 간 광주를 이끈 박진섭 감독은 서울, 지난해 서울 감독대행으로 활동한 김호영 감독은 광주 지휘봉을 각각 잡았다.

벤치 대결에 시선이 모아졌다. 김호영 체제의 서울과 박진섭 시절의 광주는 지난해 한 번 만나 득점 없이 비겼다. 이후 지휘봉을 맞바꾼 둘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에서 올해 첫 맞대결을 펼쳤다.

추억이 가득한 그라운드. 박 감독은 “나를 이 자리에 서게 해준 고마운 광주다. 함께 했던 선수들을 보니 가슴이 찡했다”며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김 감독도 “편안함과 설렘. 다른 원정과 다르다. 추억이 참 많다”고 말했다.

선수들끼리 얽힌 인연도 흥미롭다. 올해 초 서울 유니폼을 입은 나상호는 2017년 광주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 박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그는 이번에도 스승과 동행을 택했다. 반면 광주 중원을 책임진 김원식은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뛰었다.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김원식의 표정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물론 결과가 필요했다. 서로가 “승리는 우리”라고 외쳤다. 2승2패(승점 6)의 서울은 상위권 진입, 1승3패(승점 3)의 광주는 중위권 도약을 노렸다.

이미 노출된 전략을 감추기 위해 각자 변화를 택했다. 홈팀은 최근 2경기 연속 출격했던 기성용을 벤치로 돌린 뒤 한찬희를 중원에 먼저 배치했다. 광주도 펠리페와 엄지성을 대기시켰다.
전반전은 탐색전. 창을 내리진 않았으나 상대 패턴을 읽는 데 주력했다. 골도 터졌다. 전반 36분 광주 윙 포워드 김주공이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PK)을 직접 성공시켰다. 전반 40분 서울의 반격. 이번에는 나상호였다. 문전 오른쪽을 파고들다 시도한 중거리 슛이 골망을 출렁였다. 세리머니는 없었다. 친정을 향한 예우였다.

후반전. 예상대로 기성용과 펠리페가 나섰다. 박진감이 더했다. 전형적 흐름이 나왔다. 기성용과 오스마르의 묵직한 킥을 장착한 서울은 계속 두드렸고, 힘과 높이를 자랑하는 펠리페가 선봉에 선 광주는 ‘선수비-후역습’으로 맞섰다.

서울의 총공세가 후반 39분 빛을 발했다. ‘마스터 키’라는 닉네임처럼 기성용이 아크 오른쪽에서 날린 슛이 골로 연결돼 승리를 열었다. 기성용의 시즌 2호 골과 함께 서울은 승점 9를 쌓아 4위까지 올랐다. 광주는 간절한 육탄방어로 사력을 다했으나,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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