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3세 여아 사망의 진실…父 “아이 팔찌 끊어져”

입력 2021-03-20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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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이야기 Y’가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두 아이의 뒤바뀐 운명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 2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사망한 보람이의 친모 김 씨는 아이를 집에 두고 외박하는 일이 잦아졌고, 김 씨의 호텔 영수증과 임신테스트기를 발견한 남편 영훈 씨(가명)는 결국 작년 초 외도를 이유로 이혼했다. 그런데 1년 뒤, 영훈 씨는 뉴스에서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아내를 다시 보게 된다.


김 씨는 전남편과의 아이인 보람이를 빈집에 홀로 둔 채 재혼한 남자의 집으로 이사했고, 그로부터 6개월 뒤에야 아래층에 살던 외할머니 석 씨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런데 친모의 학대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던 바로 그 사건이 또 한 번의 반전을 맞이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바로 최초 신고자였던 외할머니가 유전자 검사 결과 사망한 아이의 생물학적 친모로 밝혀졌다.

경찰은 석 씨가 외도로 인해 낳은 자식을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손녀 보람이와 바꿔치기를 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보람이를 친딸로 알고 키워왔던 아빠 영훈 씨는 이 상황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아이는 대체 언제 부모도 모르는 사이에 바뀌게 된 걸까?

석 씨의 가족들은 석 씨가 경찰이 추측하는 출산 시기 당시 절대 만삭의 몸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며 유전자 검사 결과마저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낳은 적 없다는 석 씨 주장에 의해 다시 한번 진행한 유전자 검사에서도 모녀 관계임이 확인되었다. 움직일 수 없는 과학적 증거 앞에서도 사건의 전말을 아는 유일한 사람, 석 씨는 여전히 임신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입을 굳게 닫고 있는 석 씨로 인해 사건의 실마리는 여전히 잡히지 않고, 온갖 추측만이 난무하고 있다.

“바뀌었으면 제가 알아봤겠죠. 근데 아무리 봐도 바뀐 점이 없어요. 만약에 저기 있는 보람이가 우리가 알던 보람이라고 치면 그럼 제가 낳았던 그 애는 어디 갔다는 거예요(보람 아버지)”

이날 취재진은 보람이를 친딸로 알고 키웠던 석씨의 딸 김씨의 남편을 영훈 씨를 만났다. 그는 "태어났을 때 바로 찍은 것"이라면서 병원에서 출산 후 찍은 아이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김씨가 출산을 하던 산부인과에 A씨도 함께 있었다고.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영훈씨는 김씨와 이혼했다. "김씨의 외박이 심해지더라. 처음엔 호텔 영수증을 확인했고 두 번째는 신발장에서 임신테스트기가 엄청 많이 나왔다"면서 김씨의 외도로 인해 이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보람이한테 비싼 거 입히고 본인에게 쓸 돈 보람이에게 썼다. 항상 딸 밖에 몰랐다"면서 "누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아이의 팔찌가 끊겨있었다고 하더라"면서 "출산 후 조리원으로 안가고 장모님 댁으로 갔다. 퇴원하고 바로 육아도 장모님한테 배울 겸 쉴 겸 장모님 댁에 갔다. 저도 (장모님 댁에) 왔다 갔다 했다"고 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수정 교수는 "석씨가 그렇게 치밀하거나 체계적인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석씨가 DNA검사 결과가 얼마나 분명한건지 잘 이해 못한다면 자신의 주장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교수는 또 "(석씨가)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으니까 사생결단으로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겠냐. 석씨가 출산했느냐를 입증해야하고 다른 하나는 딸이 낳은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를 입증해야 한다). 두 가지를 꼭 풀어야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심리전문가 권일용은 "의심이 되는 것은 (석씨가) 자기가 낳은 딸이기 때문에 딸이 낳은 딸보다는 훨씬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판단에서 일어나는 경우들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족들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지만 심리적으로 아주 먼 거리를 가진 고립된 가족이었을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다.

석씨의 딸 김씨가 자신의 딸이 바뀌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소아과 전문의는 "출생후부터 생후 31일까지를 '신생아기'라고 이야기한다. 이때 붓기도 빠지고 (외양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와 아기의 애착관계가 채 형성되지 못한 시기라 만약 그 시기에 아이가 바뀐다면 엄마가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연예스포츠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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