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앞에 두고도 러프로 볼을 보내야했던 임성재, “바람아 더 불어라”

입력 2021-03-21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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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7번(파3) 홀 더블보기가 못내 아쉬웠지만,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였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임성재(23)가 무빙데이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 달러·79억3000만 원)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1, 2라운드에서 각각 2언더파를 쳤던 임성재는 합계 5언더파 205타를 기록하며 공동 16위에서 공동 7위로 순위를 9계단 끌어올렸다.


무빙데이를 맞아 바람까지 많이 불며 선수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전날까지 선두를 달렸던 에런 와이즈(미국)가 무려 5타를 잃으며 합계 7언더파 공동 2위로 내려앉았고, 리더보드 최상단은 1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00타를 마크한 맷 존스(호주)가 점령했다. 임성재와 1위 존스는 5타 차.


3번(파5) 홀에서 첫 버디를 잡은 임성재는 5번(파3)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뒷걸음질을 쳤지만 6번(파4) 홀에서 4.5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리며 다시 분위기를 탔다. 12번(파4) 홀에서 7.5m 버디를 낚아 상승세를 이어간 임성재는 14번(파4) 홀에서 다시 버디 사냥에 성공하며 공동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곰의 덫’으로 불리는 17번 홀에서 2타를 잃으며 아쉽게 선두권 도약에 실패했다. 벙커와 워터해저드가 많아 ‘베어 트랩’으로 악명 높은 15~17번 홀 중 마지막 17번 홀에서 티샷이 벙커로 향했는데 하필이면 볼은 달걀 노른자처럼 모래에 콕 박힌 ‘에그 프라이’였다. 강하게 찍어쳐 꺼내 핀을 직접 공략할 수 있었지만 그린 뒤 급경사로 이어지는 워터 해저드에 물이 빠질 것을 우려해 핀 대신 ‘울며겨자먹기’로 왼쪽 러프로 볼을 보내야했고, 결국 한꺼번에 2타를 잃었다.


임성재는 “그린으로 치면 100% 물에 빠질 가능성이 커 레이업을 해 안전하게 보기로 막으려고 했는데 더블보기를 해서 좀 아쉽다”고 17번 홀을 돌아본 뒤 전반적으로는 “상당히 바람이 많이 불고, 작년과 코스 컨디션이나 상황이 상당히 비슷했다. 언더파로 마쳐서 잘 끝낸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4라운드 때도 차라리 오늘처럼 바람이 많이 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다들 어렵게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내일 하루 잘 경기하면, 충분히 상위권 경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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