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요코하마 참사’…무기력한 벤투호, 80번째 한·일전 0-3 완패

입력 2021-03-25 2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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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가 일본에 굴욕을 당했다. 80번째 한·일전은 한국의 완패였다.

파울로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 A매치에서 0-3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42승23무15패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2연승이 멈췄다. 또 2011년 8월 0-3으로 패한 이후 10년 만에 펼쳐진 친선경기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 없이 무릎을 꿇었다. ‘요코하마 참사’다.

‘벤투호’는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소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외된 손흥민(토트넘)을 포함해 황희찬(라이프치히), 황의조(보르도), 김민재(베이징 궈안),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소집되지 못했다. 유럽파는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둘 뿐이었다.

사실상 2군으로 꾸려진 가운데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이동제한의 어려움도 간단치 않았다. 게다가 장소는 원정이었다. 1만 명 가까운 관중이 주는 위압감도 무시하지 못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이 꺼낸 카드는 제로 톱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없이 이강인을 정점에 두고 나상호(FC서울), 남태희(알사드), 이동준(울산 현대)이 공격진을 구축했다. 4명의 공격수가 공간을 창출하면서 상대 수비진을 허물겠다는 구상이었다. 중원에선 정우영(알사드)과 원두재(울산)가 호흡을 맞췄고, 3선은 홍철(울산)~김영권(감바 오사카)~박지수(수원FC)~김태환(울산)이 맡았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한국의 선발 명단에 이강인이 유일한 유럽파인 반면 일본은 8명의 유럽파를 선발로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벤투 감독의 파격적 전술은 실패했다. 공격도, 수비도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일단 선수간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훈련시간이 많지 않은 탓에 동료끼리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했다. 또 한국 특유의 측면돌파가 실종됐다. 측면에서 막히자 볼은 중앙에서 맴돌기만 했다. 당초 기대한 공간창출은 힘들었고, 드리블과 패스에 강한 이강인의 능력을 제대로 이끌어내지도 못했다.

상대적으로 일본의 수비조율과 압박은 뛰어났다. 한국의 패스 길을 미리 알고 선점하면서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전반 한국의 슈팅이 단 1개밖에 없었다는 것은 일본 수비가 좋았다는 방증이다.

한국 수비가 허술한 가운데 일본의 패스와 역습은 탁월했다. 좁은 공간에서도 질 좋은 패스가 계속 나왔다. 전반 16분 야마네 미키의 선제골은 동료와 호흡이 얼마나 좋은 지를 보여준 장면이다. 27분 가마다 다이치의 2번째 골은 빠른 역습에 이은 강력한 슈팅으로 만들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강인과 나상호를 빼고, 이정협(경남FC)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수문장도 김승규(가시와 레이솔)로 바꿨다.

전반보다는 나아지긴 했지만, 큰 반전은 없었다. 이정협이 최전방을 지키고, 측면의 돌파가 살아나는 듯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문전까지 가지 못한 채 위협을 주지 못했다. 후반 중반 정우영, 이동준, 홍철의 슛이 연속으로 나왔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반면 후반에도 일본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한국은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엔도 와타루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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