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갬성’으로 비밀 캔다…C급영화 ‘인천스텔라’ 화제

입력 2021-04-0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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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만원의 ‘초저예산’ 영화 ‘인천스텔라’의 한 장면. 사진제공|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미술교사인 백승기 감독의 패러디물
홀로 딸 키우는 ASA 탐사대원 모험담
자칭 ‘C급영화’를 표방하는 ‘인천스텔라’가 잔잔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초저예산’으로 기발한 상상력을 담아내 최근 당당히 극장에 간판을 내걸며 관객 시선에 들었다.

‘인천스텔라’는 현직 고교 미술교사인 백승기 감독이 직접 모금한 소상공인 협찬금에 인천영상위원회 지원금 5000만원 등 모두 6000만원의 제작비로 만든 영화. 홀로 딸을 키우는 ASA(아사·아시아항공우주국) 탐사대원이 동료들과 함께 과거 속에서 날아든 설계도를 토대로 만든 비밀우주선 인천스텔라에 올라 펼치는 모험담이다. 행성 ‘갬성’으로 날아가며 과거의 비밀을 풀어낸다.

영화는 제목과 굵은 얼개가 가리키는 바, ‘인터스텔라’의 줄기 속에 ‘그래비티’, ‘컨택트’, 한국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등 잘 알려진 작품 속 다양한 장면과 설정을 패러디했다. 그 위에 번뜩이는 재치와 감각을 담아냈다. 우주선 인천스텔라는 백 감독이 지인에게 빌린 1980년대산 스텔라 자동차이고, 인천 월미도의 전망대는 극중 ASA 본부가 된다. 또 인천국제공항 인근 야산은 행성 ‘갬성’으로, 자동차 정비소는 우주선 비밀기지로 변신한다. 영화는 이처럼 다소 황당하지만 기발함의 온갖 패러디로 웃음을 자아낸다. 동시에 가족애라는 진지한 메시지도 던진다.

실제로 관객은 “황당하고 뻔한 상황을 뻔뻔함과 당당함으로 뚫어낸 감독의 유머와 당돌함이 마음을 사로잡았다”(re****), “백승기 감독의 수작, 눈물나는 영화”(wo****), “우주로맨스활극답게 유쾌하다!”(je***)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3월25일 개봉해 1일 현재 전국 24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지만 관객의 평가만큼은 여느 상업영화에 뒤지지 않는다.

이 같은 찬사는 이미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돼 단 45초 만에 매진을 기록한 데서도 확인됐다. 이 영화제 장편 배급지원상을 받았고, 춘천영화제에서는 한국독립SF 경쟁부문 춘천의 시선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앞서 백승기 감독은 2012년 ‘숫호구’로 데뷔해 2016년 ‘시발, 놈:인류의 시작’, 2019년 ‘오늘도 평화로운’을 모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선보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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