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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의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11일) 세트스코어 0-3 패배를 되갚으며 5전3승제 시리즈의 균형을 되찾았다.
스코어에서 보이듯 엎치락뒤치락 혈전이었다. 범실 숫자만 따지면 대한항공 쪽이 흔들리는 기색이 뚜렷했지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공격성을 잃지 말라고 거듭 주문했다. 승부처마다 과감한 서브 득점으로 점수차를 벌렸던 것도 이 점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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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1·2차전 합쳐 60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1차전의 25범실은 우리카드(9개)의 세 배까지 육박했다. 2차전에서도 35범실로 우리카드(28개)를 앞질렀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2차전 합계 60개의 범실은 최다 3위 기록이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팀이 2경기 합계 60범실을 기록한 전례는 없었다.
하지만 산틸리 감독은 “우리카드처럼 리시브와 공격 모두 잘하는 팀을 상대할 땐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우리카드가 저절로 뭔가를 주진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찾아내야 한다. 범실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선수들을 감쌌다. 범실을 의식해 몸을 사리지 말라는 의미였다.
요스바니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물론 범실을 줄이며 이기는 것이 가장 좋다. 너무 많으면 이길 수 없다”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리스크를 안은 채 서브를 때려야 한다. 자신감 있게 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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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석은 “나모 모르게 서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런 중압감이 오랜만이라 그런 것 같다. 스스로도 이해 안 가는 범실이 너무 잦아서 고칠 게 너무 많다”고 자책했다. 그러나 요스바니는 정지석에게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요청에 “자신감은 힘의 원천이다. 한국에는 너만한 선수가 없다. 자신감을 유지하라”는 격려를 보냈다.
분명 범실의 대가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홈에서 1승을 챙기며 부담을 덜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기감각도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이다. 대한항공-우리카드의 3차전은 14일 오후 3시30분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