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는 지금, 온라인 ‘최저가 경쟁’

입력 2021-04-14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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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의 온라인 최저가 경쟁이 한창이다. 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측면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부정적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 ‘최저가격 보상 적립제’. 사진제공|이마트

무료 로켓배송 vs 최저가 보상 적립 vs 엘포인트 5배 적립

쿠팡 무료로켓배송이 경쟁 신호탄
이마트, 더 비싸면 차액e머니 적립
롯데마트, 동일가·엘포인트 혜택 맞불
마켓컬리, 60여 식품 최저가 정책도
대형마트와 이커머스 등 유통업계가 온라인 최저가 전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 최저가 경쟁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주도권 잡기 경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대형마트가 가세해 온라인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낳은 비대면 소비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쿠팡, 이마트, 롯데마트, 마켓컬리 나란히 참전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한 쿠팡이 2일부터 모든 회원에게 무료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신호탄이 됐다. 기존에는 월 회비 2900원을 내야 혜택을 받았다. 최저가 검색을 해도 배송비가 추가되면 구매금액이 올라간다는 소비자 불만을 고려한 행보다. 특히 이벤트 기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쿠팡의 이커머스 시장 폭격이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응한 곳은 대형마트인 이마트다. 이마트가 쿠팡의 맞수인 네이버와 손을 잡은 만큼 본격적인 쿠팡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8일 이마트앱을 통한 ‘최저 가격 보상 적립제’로 반격에 나섰다. 생수, 과자, 라면, 가정간편식, 생활용품 등 이마트가 지정한 생활필수품 500개 품목이 쿠팡, 롯데마트몰, 홈플러스몰의 동일 상품, 용량보다 비싸면 차액을 e머니로 적립해주는 게 골자다. e머니는 이마트 매장에서 앱을 통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 ‘최저 가격 행사’. 사진제공|롯데마트



이마트가 움직이자 이번에는 라이벌 롯데마트가 나섰다. 15일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마트가 내놓은 500개 생활필수품 최저가에 동일한 가격 정책으로 맞서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해당 상품을 롯데마트 GO앱으로 결제 시 엘포인트를 5배 적립해 준다. 다만 가격 비교에 대한 피로감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일자별, 실시간 대응이 아닌 주 단위로 가격에 대응하기로 했다. 매주 수요일 상품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를 정한 뒤 목요일부터 적용한다.

이밖에도 마켓컬리는 채소, 과일, 수산, 정육, 쌀 등 60여 개 식품을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Day LowPrice) 정책을 발표했다. 타 업체 동일 제품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이를 가격에 반영해 최저가를 책정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물가안정에 도움 vs 수익성 악화 우려

이렇듯 점차 확산되고 있는 유통가의 최저가 경쟁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밥상물가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서울 신도림동에 사는 한 주부는 “높아진 물가 탓에 장보기가 두려웠는데 최근 유통업계에서 최저가 할인을 해 부담을 덜고 있다”고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무리한 출혈 경쟁으로 적자폭 확대 등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생활필수품 특성상 10원 단위로 이익과 손해가 갈리는 탓에 제살 깎아먹기라는 지적이다. 또 무분별한 할인경쟁이 제품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한번 초저가로 판매되면 향후 정상가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업체들이 경쟁사보다 더 싸게 팔기 위해 단가 인하 등을 요구하면서 제조사와 납품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를 보면 온라인 시장에서 한번 고객을 놓치면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며 “최저가 경쟁은 결국 자본력 싸움이다. 자본력이 큰 업체가 가격 경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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