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마키 공연 전경

크로마키 공연 전경



[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EDM이 영종도에 상륙한 날. 지구가 울렸다.
크로마가 ‘크로마키’ 시리즈의 첫 장을 열며 아시아 전자음악 무대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지난 7일 펼쳐진 ‘크로마키 001’에는 세계적 DJ 스티브 아오키가 등장해 영종도 밤하늘을 뒤흔들었다.

스테이지는 오후 9시에 막이 올랐고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총 8명의 DJ가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스티브 아오키였다. 10년 넘게 세계 DJ 톱20 자리를 지켜온 베테랑답게 관객과 무대 사이의 공기를 단숨에 달아오르게 했다. 상징적 퍼포먼스인 ‘케이크 샷’과 ‘샴페인 샤워’는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했고, 케이크를 세례처럼 맞은 관객들이 줄을 서서 몸을 털어내는 장면은 이날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아오키는 DJ박스 위로 올라가 무대를 지휘하듯 에너지를 뿜어냈다. 공연 말미에는 대형 태극기를 휘두르며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천여 명가량의 관객들은 환호로 응답했다. 이 뜨거운 장면들은 크로마만의 음향·조명 기획과 만나 몰입감을 한층 더 키웠다.

크로마는 ‘전자음악을 온몸으로 느끼는 공간’을 목표로 글로벌 클럽 명소 조사부터 시작했다. 스페인 이비자와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장을 분석한 뒤, 이비자 유명 클럽을 디자인한 회사와 함께 콘셉트를 설계했다. 그 결과 탄생한 시설이 크로마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베네치안 K-스피어’다.

이 구체형 LED 조명 장치는 두 개가 천정에 설치돼 있으며, 음악이 절정에 다다르면 마치 로봇이 변신하듯 천정 아래로 내려와 날개를 펼친다. 웅장한 빛이 사방으로 뿜어지며 공간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크로마키 외관의 미디어 파사드

크로마키 외관의 미디어 파사드


크로마 베네치안 K-스피어

크로마 베네치안 K-스피어


음향 설계도 수준급이다. 대형 페스티벌에서 사용하는 ‘D&B’, ‘L-Acoustics’ 브랜드의 고가 스피커를 국내 클럽 중 유일하게 도입했다. 고음부터 저음까지 균형 있게 들리며, 86데시벨 고음량 환경에서도 피로감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파라다이스시티가 ‘크로마키’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문화·예술 경험을 확장하는 ‘아트테인먼트’ 철학을 바탕으로 전자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넓히려는 목표다. 지난해 ‘아시안 팝 페스티벌’로 음악·휴양 결합형 ‘뮤캉스’ 트렌드를 제시한 데 이어, 이번 시리즈는 세계적 DJ를 한국으로 불러오고 국내 DJ들과의 교류 무대를 넓히는 취지로 기획됐다.

첫 공연에는 국내 DJ 준코코, 글로벌 페스티벌 무대에서 주목받는 반달락도 참여해 독창적 셋을 선보였다.

두 번째 공연은 27일 열린다. W&W, 블라스터잭스, 투자모, 매딕스 등 네 팀이 헤드라이너로 합류했고, 국내 DJ 어드밴스드·딥코드·페너·글로리·온비·류모가 참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티켓은 KREAM·네이버예약·NOL 티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크로마 키 인 아트 파라디소’ 패키지는 공연과 부티크 호텔 숙박을 한 번에 즐길 수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측은 “크로마키는 프리미엄 클럽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라며 “곧 공개될 3차 라인업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